무대에서 외친 `소리 없는 함성`
무대에서 외친 `소리 없는 함성`
  • 정창훈
  • 승인 2019.03.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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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훈 대표이사
정창훈 대표이사

 3월이 지나가고 4월이 문턱에 와있다. 늘 그랬듯이 3월도 4월도 나이만큼이나 빨리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들 마음속에 아픔으로 새겨진 날들도 세월 속에 숨죽여 있었다. 올해는 좀 달랐다. 민주주의 성지 창원에서는 3ㆍ1운동 100주년 그리고 마산 3ㆍ15의거 59주년이 되는 해 특별한 의미를 담아 창원시립무용단에서 3ㆍ15의거 민주화 역사를 몸짓으로 만날 수 있는 역사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27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는 4ㆍ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마산 3ㆍ15의거의 뼈아픈 현장과 픽션을 가미해 만들어 낸 창작 무용 음악극 `소리 없는 함성`의 숨 가쁜 공연이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환호 속에 우리 곁에 다가왔다.


 `소리 없는 함성`은 3ㆍ15의거 민주화운동을 무용과 뮤지컬의 접목으로 다양한 접근성을 통해 좀 더 생생한 느낌으로 그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댄스컬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춤`으로 시작해서 `춤`으로 끝나는 예술의 파노라마였고, 눈과 귀가 호강하면서 잠시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댄스와 뮤지컬의 환상적인 무대였다.

 #1. 경찰국장이 "어차피 국민은 개, 돼지만도 못한 우리의 꼭두각시야"라고 하자 무용수들이 표를 조작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그들의 몸짓은 거대한 벽을 무너뜨리는 듯 강렬했다.

 #2. 학생대표가 "경찰은 더 이상 민중의 지팡이가 아닙니다. 민주주의 승리를 위해 모두 시청 앞으로 갑시다"라고 외쳤다. 무용수들의 몸짓은 민주화 시위 물결로 변했고 무대 위에서 출렁였다.

 무용가 노현식은 달랐다. 한국 무용의 예술성과 작품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에 맞는 심오한 안무를 통한 다양한 장르의 창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무용가 노형식은 `소리 없는 함성`의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로서 59년 전 정의감에 불타는 민중들의 용기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에 하나의 획을 그은 3ㆍ15의거를 역동적인 무대에서 오늘의 시각으로 융합시키면서 참신한 기획과 연출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김주열의 어머니 권찬주 여사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장은주는 경남도민이다. 밀양 며느리로 많이 알려져 있다. 4대 며느리로 SBS 스타킹에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KBS 인간극장에도 출연했다. 뮤지컬 배우로 가장 힘든 시기에는 논에서 일을 하고 밭을 맨다고하는 그녀는 땀을 흘리고나면 `그래 땅을 일구는 일도 이리 힘든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라는 직업이 쉬운 길이 아니겠지`하며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한단다.

 창원시립무용단의 수석코치였던 박은정 훈련장은 "무용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조명과 연출, 음악과 의상ㆍ분장, 안무까지 모든 게 들어맞아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역동적인 무대에서 역사적 사실을 살리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3ㆍ15 부정 선거의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던 3ㆍ15 마산의거에 참여한 마산상업고등학교 입학생 김주열이 실종된 지 27일 후인 4월 11일 아침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왼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올랐다. 이것이 경찰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시민의 분노가 또다시 폭발해 4ㆍ19 혁명으로 이어졌다. 1960년 4월 19일 대한민국에서 제1공화국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개표조작을 하자, 이에 반발해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시위에서 비롯된 4ㆍ19 혁명은 결국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성명까지 이끌어내게 됐다.

 3ㆍ15 `소리 없는 함성`은 김주열이 마산상고에 입학하기 위해 마산으로 온 시점부터 4ㆍ19 혁명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마산의 민주주의 정신과 이승만 독재 정권의 고리를 끊으며 우리나라 민주화를 앞당긴 민주주의 성지 창원에서 그 역사의 현장을 무용과 뮤지컬로 담아낸 숭고한 작품이다.

 3ㆍ15의거는 정치적 주도세력이 개입된 것도, 조직적 투쟁 계획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독재정권 붕괴라는 사회의 큰 변화를 낳았다. 정의감에 불타는 민중들의 용기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에 하나의 획을 그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국민들은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 있음을 보여줬다.

 공연을 관람한 허성무 창원시장은 "3ㆍ15의거는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노력, 항거와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 성지 창원에서 열리는 공연이 숭고한 정신과 휴머니즘을 조명하고 그 정신을 현재와 미래로 다시 연결하는 중요한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의 멈추지 않는 소통이요 관계다. `소리 없는 함성`은 59년 전 이곳 마산에서 일어났던 그 성지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무용과 뮤지컬로 재현했다.

 지인들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고 늦은 저녁 자리에서 HS 렌틱스 박현석 대표는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얘기했다.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의 향유라고 한다. 책, 영화, 음악, 뮤지컬 무엇이든 우리가 눈과 귀로 느끼는 예술은 그 어느 물질적인 가치보다도 더 큰 깨달음과 선물을 안긴다.

 귀한 공연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해준 허성무 창원시장과 창원시 관계자ㆍ출연진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관계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이런 품격있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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