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1:52 (목)
정직의 즐거움
정직의 즐거움
  • 하성재
  • 승인 2019.03.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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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정직이 밥 먹여 주냐?", "넌, 너무 정직해서 손해를 본 거야", "바보처럼 그렇게 정직하게 하면 되냐?" 심지어는 지인들이 자녀들에게 `정직하게 살기보다는 요령 있게 살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주왕복선 개발이 한창이던 때에, 챌린저호가 폭발한 사고가 있었다. 원인은 한 조각의 부품 때문이었다고 밝혀졌다. `O-링`이라는 연료탱크 고무마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엔지니어들이 싼값으로 제작된 부품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실험 때마다 이의를 제기했지만, 매번 관료주의의 벽에 막혀 버렸다. 사고 당일도 엔지니어들은 발사 연기를 주장했다. 기온이 너무 낮아 고무마개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항공우주국(NASA)의 `높으신 분`들은 발사 명령을 강행했다. 왜냐하면 이미 10차례나 발사가 연기된 터에 더 이상 체면을 구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 사건 사례의 연구자들은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첫째, `엔지니어 윤리학`이다.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조직을 핑계로 이를 방관한 전문가들의 사회적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

 둘째, `조직의 실패(Organizational Failure)`에서 원인을 찾는 견해로, 중요한 정보가 조직 전체에 흐르지 못하고 한 사람이 결정권을 독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폐단을 일반적으로 `정직성의 위기(integrity crisis)`라고 부른다. 이 챌린저호 사고를 직업윤리나 조직의 실패로 국한해 볼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현대인들이 정직성(integrity)을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다.

 인테그리티(integrity)라는 단어는 정직함, 성실함, 신실함, 고결함, 투명함, 처음과 끝이 같음, 혹은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온전함 등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런 비참한 사고가 일어난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이런 덕목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목표 실적 결과 등에만 관심을 갖는 물량주의에 물들어 정작 중요한 `정직의 가치`에는 누구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포항지진과 같은 사건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위기 속에서 탈출, 치유할 수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정직성(integrity)의 회복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우리가 겪고 있는 불행의 시작은 사소한 거짓말, 위선, 체면, 겉치레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알기만 알지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풍요로운 그리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단 한 번의 용기가 자신의 삶을 자유롭고 건강하게 만들어줄 계기가 된다면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정직을 위한 회복의 용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정직의 용기가 다른 모든 이들이 정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촉매제가 돼야 한다. 정직이 인간사회 신뢰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보루가 붕괴되면, 모든 것이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의 동물사회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직은 즐거움`이라는 의식의 혁명을 일으키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용기가 정직은 즐거움이라는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가장 먼저 우리 마음을 억압하고 있는 "정직하면 손해"라는 생각을 깨고 넘어서야 하고, 자기 자신과 자기 가정밖에 모르는 우리 스스로와 그러한 문화의 무지를 벗어버리고, "이제까지 그래왔으니까"하는 과거의 제물로 살지 않아야 한다. 특히 선한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감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정직성을 회복하는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정직을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우리의 삶에 창조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디딤돌이 된다.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진정 `나`다운 `나`로서 살고 싶다면 정직의 즐거움을 누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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