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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대진단 일회성 캠페인되면 안 돼
국가안전대진단 일회성 캠페인되면 안 돼
  • 김찬수
  • 승인 2019.03.2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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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수 함양경찰서 수동파출소 경감
김찬수 함양경찰서 수동파출소 경감

 우리 사회의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매번 고귀한 목숨을 잃고 심각한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KT 아현공장과 고시원 화재 사고, 대구 목욕탕 화재, KTX 열차 탈선사고, 하청업체 김용균 안전의 외주화 사망사고, 한화대전공장 폭발사고. 이들 사고는 모두 안전교육 및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예방 가능한 사고라 아쉬움이 더 하다. 끔찍한 사고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순간만 안전 의무를 다할 뿐, 지속적인 안전 체계 확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해에도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61일간 안전관리대상 시설 중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학교와 식품ㆍ위생관련 업소 등 국민생활 밀접시설과 도로ㆍ철도ㆍ에너지 등 사회기반 시설 등 14만 2천236개소를 점검한다. 특히, 이번 진단은 중앙ㆍ지방ㆍ관계기관ㆍ전문가 등이 합동으로 점검해 빠져나올 구멍조차 막겠다는 전략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이 실시되자 각 지자체와 공기업, 국립공원 등은 하루가 멀다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공통항목에도 안전평가가 신설되는 등 노력은 보이고 있지만 배점이 너무 작거나 단순히 사고발생 건수로만 채점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에서는 ‘안전제일’이란 문구가 많이 눈에 띄지만 안전에 대한 투자는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보니 안전관리에 돈을 쓰면 괜히 손해를 보는 것 같고 안전비용은 소모성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노동자들도 자주 보인다. 안전투자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으로 자칫 사고가 발생하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소방점검 지적도 그때뿐이다. 화재방지 설비 보완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모두 돈으로 판단한 결과다. 실제 소방관이 소방점검을 나가면 상가 주인들은 전혀 반기지 않는다고 한다. 소방관을 돈 뜯어 가는 대부업자 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지적을 받아도 개선하지 않는 업주들도 존재한다.

 안전투자는 수익성이나 효율성과 맞바꿀 수 없는 항목이란 것을 각인해야 하며, 우선적으로 공공기관부터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외주용역 행태의 관행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담보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사후약방문식의 졸속진단과 수익성에 바로미터를 둔다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요원할 것이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의 보호대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관리 주체의 자체점검에 맡겨 형식적인 점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유비무환의 자세로 내 집과 내 건물의 위험요소는 꼼꼼히 수시로 점검하고, 생활 속 안전 위험요소는 안전신문고로 신고하는 성숙된 안전신고 시스템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대구 목욕탕 화재가 발생한 곳은 지난해 국가안전대진단 당시 점검대상에서 빠졌다. 각 사업주들은 정부의 단속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점검을 신청해 안전불감증을 없애야 할 것이다.

 시민들도 일상생활 속에서 낙석, 도로 파손, 산불, 화재 등 안전 위험요인을 발견할 경우 안전신문고에 신고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모두가 힘을 모아 안전에 대해 대처한다면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안전불감증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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