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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도시 창녕, 대봉늪 공사 재개 신중해야
습지도시 창녕, 대봉늪 공사 재개 신중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3.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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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숲과 다른 태초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 지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이 창녕 장마면 대봉늪의 숲을 보고 한 말이다. 신 감독은 전국을 돌아다니다 대봉늪을 발견했다. 창녕군이 제작비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했음에도 이곳을 촬영지로 삼고 4일가량 촬영을 진행할 정도로 경관이 우수했다. 대봉늪은 4년 전 전국내륙습지 정밀조사에서 1등급 습지로 평가받기도 했다.

 왕버들과 갯버들 군락지가 형성돼 태초의 신비를 담은 대봉늪은 최근 군이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공사 현장으로 변했다. 인근 마을로의 상습 침수 피해를 막겠다는 일환으로 진행된 주요 사업인 제방축조공사는 대봉늪의 중간을 가로질러 생태를 단절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대봉늪에 대해 “그 형태와 형성과정이 우포늪과 거의 동일해 본류인 낙동강과 지류인 계성천이 합류하는 부분에 유수가 정체되고 역류해 형성된 배후 습지성 호소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녕군은 생태 파괴를 멈추고 낙동강 오염원 저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대봉늪 보전방안 등 자연재해위험개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문가가 제시하는 홍수방어화단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도 명백한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 18일 창녕환경운동연합과 경남환경운동연합이 해당 공사가 ‘환경 저감 대책 없이 착공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이날 현장을 점검한 후 공사 중단을 요구해 공사가 멈췄다.

 환경오염과 자연 파괴가 우려되지만 인근 주민들은 “대봉늪은 일제강점기 때 재방공사를 위해 흙을 파낸 자리에 생긴 늪이며 오수가 가득하다”며 “사람 생명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정은 낙동강환경청과 창녕군이 해야 한다. 우포늪 등 우수한 자연으로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받기도 한 창녕군. 자칫 성급한 공사로 인해 지역 특징을 잃을 수도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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