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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남’ 지향했지만 시계는 거꾸로…
‘새로운 경남’ 지향했지만 시계는 거꾸로…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3.2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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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혁신을 위한 혁신 피로감 더해

도청ㆍ출연기관 고위직 코드인사

엽관제 탓하지만 조직붕괴 우려

도민 삶 치중한 행정 우선돼야

간헐적 수혈 아닌 근본 대책 필요

 2017년 3월 24일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이를 본뜬 듯, 2018년 7월 1일 민선 7기 취임식 때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캐치프레이즈도 “완전히 새로운 경남”이었다.

 ‘대한민국’이 ‘경남’으로 바뀌었을 뿐, 캐치프레이즈의 강인함 때문인지, 기존 경남의 도정운영 등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전 도정(과거)은 적폐였고 없어져야 할 대상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혁신의 새 물결은 이상(理想)이어서인지, 현재까지는 모두는 아닐지라도 이상(異常)하리만큼 기대만 유효할 정도다.

 ‘새로운 경남’이라면 사라졌어야 할 관행들도 여전한듯하다. 대표적인 게 인사다. 출자출연기관장은 물론 도청 인사도 다를 바 없다. “원래, 선거 논공행상이라는 게 그런 것이지 않느냐”고들 하지만,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관행을 바꾸는 게 ‘새로운 경남’ 아닌가. “전리품은 승리자의 것(To the victor belongs the spoils)”인 엽관제도(獵官制度)를 탓하려만 출자출연기관장도 전문직종과 무관한 임용으로 뒷말이 많다. 때문인지, 지시가 소통이고 조직변화와 쇄신을 기대한 적폐청산은커녕, 구태에 젖은 기존관행에 몸을 싣고 도청 언저리나 여론기관을 찾는 보신용 ‘립 서비스’만 넘쳐난다.

 하물며 도청직원, 공무원 인사는 예측 가능한 게 조직의 동력이다. 그런데도 고위직의 코드인사 운운은 위험천만한 발상이고 난센스다. 민선 7기, 정기ㆍ수시인사를 통해 탄생한 속어가 지연 학연에 따른 3고(K지역과 D고) 시리즈다. 기본이 배제된 승진은 물론 미래가 보장되는 전보에서 읽을 수 있다. 지방정부, 도청을 정부와 같이 코드인사가 가능하다는 인식이라면 혁신은 거꾸로 가는 경남도의 시계나 다를 바 없다.

 민선 7기 도정은 실용과 변화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행사, 의전은 줄이고, 소통과 참여를 통해 민선7기 도정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 왔다.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면제를 비롯해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 등의 추진도 돋보인다.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주장에 앞서 안전이 우려된다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 진위를 가리는 게 우선이다. 그렇잖다면 경남도지사가 ADPi 용역결과, 김해확장(881점)과 밀양(683점)보다 못한 가덕도(580점) 재추진에 동의하는 정치적 세몰이로 읽힐 수 있다.

 경남은 징검다리 기능, 즉 분배기능을 갖는 중앙정부 대행기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방정부인 만큼, 도민의 삶을 헤아려야 한다. 때문에 원전산업과 낙동강 보 문제는 정부정책과 배치돼도 실상의 정부건의가 옳다. 제조업 메카라지만 알짜배기산업 원전은 아시직전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는 게 업계의 화난 목소리다. 탈원전 정책전환이 여의치 않다면 업종전환 등 대책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

 현장의견 반영과 일자리를 늘리는 경제정책이 우선인데도 수혈에 의한 반짝 효과를 기대하는지 정책관행도 변함없다. 워라밸도 딴 나라 예기다. 불필요한 지시, 형식과 방법만 바꿀 뿐 회의, 생색용 격려타임도 그대로다. 또 도 본청의 반쪽도정도 정치적 이유로 서부청사를 개청했다 해도 그 폐해를 알고도 정치적 이유로 방관하거나 정년보장은커녕, 정년에 앞서 등 떠밀 듯 내몰면서 사회공헌으로 포장한다면 사회혁신도 도정혁신도 아닌 구태다. 혁신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정의로워야 한다. 또 새로운 경남을 지향한다면, 화두는 ‘준비 유전자(DNA)’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청와대 등 정부 모양내기 시울시 혁신 등에 기웃거린다면 핏줄과 같은 지방자치단체 행정력을 정치이익에 우선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지향한다면 좀 더 나은 방법을 매일 매일 찾아 경남의 역사에 남기겠다는 열정적 행정에 우선해야 한다. 찰스 다윈은“변화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고 했지만 미래가 아닌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 거꾸로 가는 경남의 시계라면 혁신은커녕, 낡은 도정에 혁신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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