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9:06 (목)
역사 교육의 중요성
역사 교육의 중요성
  • 신화남
  • 승인 2019.03.21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미국의 하와이주 진주만 해군기지에는 `진주만을 잊지 말자`는 글이 새겨진 탑이 서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극도로 치열했던 1941년 12월 7일 오전 7시 50분, 미국군의 설마 하는 방심 속에 일본의 가미가재 특공대가 진주만 상공의 구름 사이로 느닷없이 출현해 정박 중인 함선과 비행장에 무차별 폭탄을 퍼부었고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던 진주만 해군기지는 불과 30분 만에 쑥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기습은 전 미국 국민으로 하여금 일본에 대항해 총궐기하도록 만든 계기가 됐으며 그 후의 태평양 상으로 전투는 `진주만을 잊지 말자`는 구호 아래 행해져 2차 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역사를 망각할 때 또다시 그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말처럼 미국은 진주만 폭격의 뼈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비문을 가슴속에 새겨뒀던 것이다.

 역사란 단순히 과거라는 무덤 속에 사장(死藏)된 것이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역사는 영광의 역사든, 굴욕의 역사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다. E.H. 카는 역사를 가리켜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역사와 과학은 전혀 다른 학문 같지만 생각해 보면 비슷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과학은 본질을 찾기 위해 가설을 만들고 정답을 찾는다. 역사 또한 과거를 거울로 삼아 현재를 반추하며 미래를 예측한다. 이렇듯 과학과 역사는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우리가 절대로 역사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과 중국 등의 주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역사를 날조하고 왜곡하는데 도가 튼 나라이다. 몇 년 전, 중국 지린성(吉林城) 지안(集安)에 있는 광개토대왕릉과 장군릉(장수왕릉)을 찾았을 때였다. 당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역사 날조가 가장 극심했던 때였는데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광개토대왕릉 비석을 가리키며 열을 올려 설명하고 있었다. 과연 그 가이드는 광개토대왕이나 그 비석에 대해 무어라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니 답답하다 못해 울화가 치미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고구려는 우리 한민족이 가장 웅비하는 기상을 아시아에 떨친 나라였고 중원의 역사를 뒤흔든 자랑스러운 나라였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고구려를 중국의 속국이자 변방 국가로 날조해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변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예방 차원에서 행한 학술연구이자 정치 프로젝트였다. 동북공정의 역사 왜곡에 대한 한국의 반발은 주변으로부터 중국 자신의 역사 인식에 대해 비판적 문제 제기를 받은 최초의 사건이었다.

 중국이 이러한데 일본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일본은 한국 콤플렉스가 심한 나라였다. 일본은 과거 학문과 예술, 문화 등 어느 것 하나 우리 한민족에게서 배우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일본은 백제와 가야의 유민들이 망명해 세운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민족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은 나라이며 임진왜란 당시 도공들을 비롯한 수많은 장인들과 예술인들을 강제로 끌고 가 오늘의 일본문화를 이뤘다. 이러한 일본이 조선의 국권을 침탈하게 되자 가장 가혹한 핍박과 만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오늘날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끊임없이 역사를 왜곡, 날조하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한반도 침탈의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그리고 미국이든 진정으로 우리를 위해 자기들을 희생할 나라는 없다. 자국의 이익과 배치되거나 손해가 될 것 같으면 등을 돌리는 것이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면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누구인가? 없다. 우리 대한민국 외에 우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나라는 세계의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중국이 제아무리 우리와 밀월관계로 지낸다 해도 자기들의 이익과 배치되면 등을 돌리는 것이 국제사회의 논리이다.

 우리가 이제 다시는 눈물과 질곡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자손만대에 부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난날의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나라에게는 미래가 없다.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영어나 수학보다도 역사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때 공무원 시험에서 역사를 제외시킨 적도 있었고 학교에서도 역사 과목에 대한 비중을 낮게 잡았던 적도 있었는데 이는 정말 한심한 일이었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의 역사를 왜곡, 날조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역사적 고찰은커녕, 역사교육을 등한시하고 있다면 이는 도둑이 집안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영어나 수학은 어릴 때부터 기를 쓰고 가르치면서도 역사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면 우리의 정신도, 영토도 점점 오그라들 것이다. 우리가 지난날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광개토대왕과 같은 웅지(雄志)를 만천하에 떨치기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역사 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