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업관리비로 주민 필리핀 관광시켜”
“한전, 사업관리비로 주민 필리핀 관광시켜”
  • 장세권 기자
  • 승인 2019.03.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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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 위해 3천여만원 들여 ‘시찰’ 명목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015년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을 위해 사업비 3천여만 원을 들여 일부 주민들을 상대로 필리핀 관광을 지원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다.

 감사원은 20일 청구인 1천576명의 공익감사 청구로 착수한 ‘밀양 송전탑 건설에 따른 주민지원 관련 공익감사청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는 지난 2015년 11월 밀양 지역 주민대표와 동반 가족의 해외 전력설비 시찰을 한전에 요청했다.

 이 민관협의회는 밀양 지역 주민대표와 한전, 밀양시 등이 밀양 송전탑 관련 주민 요구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13년 8월 구성됐다.

 협의회 소속 밀양 지역 주민대표와 배우자 등 19명은 2015년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5박 6일간 필리핀으로 가게 됐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현지 전력설비(일리한발전소) 시찰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으며 모든 일정이 관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예산에 포함된 한전 사업관리비 3천252만 원을 사용했다.

 한전의 ‘사업관리비 운영기준’에 따르면 사업관리비는 송ㆍ변전 설비 공사 시 전력설비 견학 기회 제공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 강화 등을 위해 편성된다. 이 비용은 선심성 물품 제공 의혹을 야기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집행하게 돼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업관리비가 밀양지역 주민대표와 배우자들을 위한 필리핀 관광비로만 지원되는 등 선심성으로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 사장에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한전은 또 밀양 송전탑 건설 주변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사업비도 별다른 증빙자료도 받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지난 2014년 5월 밀양시 A면의 농산물 공동판매시설 신축을 위해 13억 8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A면 주민대표와 합의한 바 있다.

 특별지원사업비는 사업의 진척 정도에 따른 증빙을 확인한 후 지급하게 돼 있다. 그러나 한전은 2014년 10월 A면 주민대표가 토지매매계약서 등 관련 증빙 없이 시설 신축을 위한 토지구입비 4억 원을 요청했음에도 그해 11월 이를 그대로 지급했다.

 하지만 A면 주민대표는 해당 토지를 실제로는 3억 5천만 원에 샀으며, 양도소득세를 덜 내기 위해 2억 6천300여만 원으로 낮춰 부동산 거래신고를 했다.

 지역 주민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주민대표는 해당 토지를 다시 매각하고 지난해 9월 한전의 지원금 전액 7억 8천만 원(토지구입비 4억 원+시설 운영비 3억 8천만 원)을 공사에 반환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한전 사장에게 “증빙을 확인하지 않고 특별지원사업비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경고를 줬다.

 감사원은 이밖에 한전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의 방호인력 수송을 위한 전세버스 임대를 일반경쟁입찰에 부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한 것에 대해서도 주의를 줬다.

 밀양 송전탑은 한전이 지난 2008년 8월 착공했지만,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고압 송전탑의 인체 유해성을 주장하며, 수년간 반대 농성을 벌이면서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2014년 말께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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