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9:50 (목)
대중교통과 통학의 골든타임 1분
대중교통과 통학의 골든타임 1분
  • 김숙현
  • 승인 2019.03.2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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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현 SAS영재아카데미 원장ㆍ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김숙현 SAS영재아카데미 원장ㆍ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아침마다 전쟁이 시작됐다. 장유에서 부산으로 통학하는 딸의 교통편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에서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버스를 타야 하고 다시 코아 상가 앞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 사상에서 내려 학교까지 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또 타야 한다. 넉넉히 1시간 반을 잡고 9시면 코아상가 앞에서 시외버스를 반드시 타야 통학이 원활하다.

 하지만 그것이 만만치 않아 아침마다 난리법석이다. 물론 일찍 준비해서 더 빨리 나가고 기다리면 된다. 그렇게 하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과년한 딸의 등교는 절차가 복잡하다. 기숙사나 학교 앞 원룸을 잡아 생활하면 이것저것 안 보고 속 편하겠지만 이제 함께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에서의 통학을 한 학기 시도했는데, 이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아침 시간 1분은 통학생에겐 골든타임이다. 1분 상간에 시외버스를 놓치고 나면 통학 길이 험난해지고 하루가 꼬여 버린다. 그래서 시외버스 타는 곳까지 매일 데려다주는 기사 노릇을 자처해 전쟁터로 뛰어들었다.

 며칠 다녀보니 버스가 몇 시 몇 분에 온다는 정확한 시간표가 고지된 것이 없다. 첫차 오전 6시 10분을 기준으로 10분에서 20분 간격으로 배차된다고 하니 9시에 차를 못 탄 날은 기다리다 9시 20분이 넘어서 타게 돼 난감했었다. 교통비도 3월 1일부로 300원이나 올랐다. 장유농협과 우체국, 코아상가 세 곳에 서는 김해 여객 시외버스는 최근 정차 구간마다 교통비 차등 징수를 했다. 학생들에게 교통비 100원 인상도 성인의 체감 강도와는 다른 몇 배인데 너무 오른 것 같다. 장유농협에서 타고 내리겠다는 딸의 요구로 승하차 장소를 옮겼다. 그런데 좌석 부족으로 승차를 거부당했다. 최근부터 서서 가는 승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승객의 안전을 생각한 결정이라고 짐작된다. 오늘 아침에도 코아상가 앞에서 차를 못 타고 농협까지 갔는데 5명만 승차하고 남은 2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은 닭 쫓던 개 마냥 멀거니 차를 바라보다 휴대폰의 시계를 확인하고는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결국, 부산에 있는 학교까지 딸을 태워갔다. 중요한 설명회가 있는 날이라서 다음 차도 못 타는 경우가 생기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교통’은 문화이자 경제이고 주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시발전의 중요한 요인이다. 창원과 김해, 그리고 부산의 위성도시인 장유에 젊은 층이 모여들어 역동적인 도시로 자리매김 되고 제대로 된 도시로 성장해 가려면 좀 더 세심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부산과 김해, 창원을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게 교통이 편리해진다면 장유에 살고 있는 중장년층 또한 자녀들을 위해 굳이 학교 근처에 턱없이 비싼 원룸을 구할 이유가 없어 좋은 주거지로 주목받을 것이다. 교육을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는 이웃을 보면서 아쉬움이 컸던지라 교통마저 불편함이 인식됐을 때는 이유 있는 떠남에 이해가 간다.

 그나마 있는 지금의 김해여객이 자주 운행되고 정확한 시간을 고지해 그 시간을 잘 지켜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고하시는 기사님들을 참소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다. 만약 김해 시장에 출마한다면 어떤 공약을 낼 것인가를 자문하고, 만약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 어떤 공약을 낼 것인가 자문해 보았다. 단연코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시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자답했다. 경전철과 ktx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묻고 싶다. 선거철에나 다시 고민하는지 지금도 진행형인지 궁금하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가 13일부터 중국 장쑤성 난징(남경)에서 사흘간 개최된 한 중국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운수권을 총 주 70회 증대, 총 70회 증대 하기로 합의해 모두 반기고 있다. 핫 뉴스다. 이번 회담은 중국과 2014년 이후 5년 만에 개최된 공식 항공회담으로 위축됐던 한-중 간 항공분야 교류를 정상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이제 중국과 한국은 하늘 길을 통해 더욱 밀접한 관계로 발전해 갈 것이라 전망하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교통은 정치 경제 문화에 긍정적 영향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지역 간의 교통 또한 경제발전과 문화 교류가 활발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장유처럼 작은 소도시에서는 교통이 생활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시민의 생활은 안녕을 보장받아야 한다. 내 손톱 밑에 가시라는 옛말이 있다. 하물며 중국과 하늘길보다 매일 타야 하는 통학 길 버스의 원활한 운행이 더 간절하지 않을까. 승용차로만 다니며 이런 상황을 잘 몰랐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침이면 동동대는 딸에게 한 학기만 잘 극복해 보자고 다짐하며 더 많은 우리 길이 열리길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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