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틈새로 들어오는 건들바람
꽃문양이 새겨진 덮개가 팔랑거린다
삼십년 넘은 고전가구 모서리마다
콕콕 찍힌 흠집 감싸고 있는
쫀쫀한 덮개를 무심히 바라보다
너 나 없이 사람을 처음 대할 때면
생김새와 가다듬어진 매무시 엿보고
내 뱉는 말씨로 됨됨이 헤아리다
번득거리는 풍채에 사뭇 홀리어
멈칫거릴 때 있다
언뜻언뜻 요모조모 살펴본다고
본디 지니고 있는 성품을 알 수 없듯이
눈앞에 보이는 흉이나 행실에 덧달린 약점을
마음 덮개로 가만 씌워만 주면 시시로 가려지지 않을까
씨줄 날줄 촘촘한 짜임새로 매듭지어진 덮개이듯
시각적 깊이를 여지없이 초월 할 일이다
시인약력
ㆍ‘좋은 문학’ 등단
ㆍ한국예인문학 회원
ㆍ김해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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