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06 (목)
“환자의 마음을 잘 읽어야 치료 효과 높일 수 있어요”
“환자의 마음을 잘 읽어야 치료 효과 높일 수 있어요”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3.18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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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이환호 교수

자타공인 ‘어지럼증’ 대가 믿고 먼 곳서 찾는 환자 많아
부산지역 ‘부어회’ 작년 설립 수도권 중심 연구 네트워크 탈피
어지럼증 보행 패튼 연구는 국내서 유일ㆍ외국 사례 드물어

 “의사 선생님을 믿고 왔어요. 어지럼증을 잘 치료하는 최고의 의사라는 소문을 들었어요.”

 치료를 잘하는 의사를 흔히 명의라 부르지만, 실제 명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명의가 되려면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고 남다르게 한 분야를 파고 또 파야한다.

이환호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교수는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학회를 찾아 가르치기에 앞서 배우는 일에 열심을 다한다.
이환호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교수는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학회를 찾아 가르치기에 앞서 배우는 일에 열심을 다한다.

 부산과 경남에서 ‘어지럼증 대가’라 불리는 이환호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교수(50)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공부하는 의사다. 외국과 국내에서 좋은 강의가 있으면 쫓아가 듣고 배우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노력을 통해 명의라는 소리를 듣지만 늘 겸손하다.

 “믿고 왔다”는 말을 환자한테서 들으면 이환호 교수는 어떻게 하면 어지럼증이나 이명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을까하는 의무감이 핏줄을 타고 올라온다.

 “어지럼증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에요.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어 쉽게 진단하기 힘들어요. 일부 의사나 한의사들이 어지럼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할 때 안타깝기도 하지요.” 이 교수는 15년간 어지럼증에 대해 연구하면서 어지럼증이 어떤 영역에서 일어나고 원인은 무엇인지를 잘 꿰뚫어 볼 수 있어 환자에게 실제적인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어지럼증에 대한 대중 강의를 자주 한다. 어지럼증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교수를 찾아오는 환자의 60~70%가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나머지 30% 정도가 중이염, 난청 환자다.

이환호 교수가 올바른 보행과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환호 교수가 올바른 보행과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은 이명이 심하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잠을 잘 잘 수 없을뿐더러 생활 자체가 힘겨워진다. 이명은 완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이명에 노출되면 삶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위안과 안정을 주려고 노력해요. 이명을 완전히 못 잡을 때도 환자에게 고통을 덜어주는데 초점을 맞추지요. 환자의 마음을 고양시켜서 치료의 효과를 더 내기 때문이지요.” 그는 이어 “내과나 가정의학과 또는 한의원에서 이명을 치료하는 것에 마음이 좀 불편해요. 이명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했다.

 이 교수를 찾는 환자는 멀리 창원 등 다른 시도에서도 온다. 만성 환자가 질병이 악화돼 보호자의 부축을 받고 어디가 아픈지 모른 채 진료실을 찾아온 후 서서히 나아서 혼자 다시 진료실을 들어 오면 이 교수는 보람을 느낀다. 평형기관이 손상된 한 환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이 교수를 찾는다. 약물 치료를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5년째 이 교수의 치료 방향을 따른다. “환자가 의사의 치료 방향을 따라주는 데는 신뢰의 끈이 있어야 하지요. 의사를 믿고 멀리서 온 환자와 하나가 되면 치료는 더 효과를 냅니다.”

이비인후과 수술을 진행하는 이환호 교수.
이비인후과 수술을 진행하는 이환호 교수.

 이 교수는 요즘 어지럼증과 보행 패튼 관계성 연구에 빠져있다. 보행 특징을 분석해 어지럼증과의 연관성을 찾는 연구다. 이런 연구는 국내에서 유일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

 이 교수는 어지럼증, 이명 등이 회복과정에서 보이는 보행 패튼과 어지럼증 재활운동과 보행 향상(질) 속도의 연관성을 캐고 있다. 또한 장기 연구과제로 보행만 보고 질환의 패튼을 분석하는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3차원 보행 검사기인 ‘스마트 밸런스’를 최근 도입해 올바른 보행과 질병과의 연구에 더 접근하고 있다.

 의대 교수로서 이 교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2003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4년째 부학장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의술로써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지도한다.

어지럼증을 진단하는 전정기능검사 중인 이환호 교수.
어지럼증을 진단하는 전정기능검사 중인 이환호 교수.

 “10년 전 제자한테서도 연락이 와요. 학생들과 인간관계가 돈독해야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를 넘어 생명을 다루는 인술을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이 교수는 길게 가는 인간관계에 천착하는 이유가 ‘인생은 짧고 인술은 길다’는 깨달음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수도권에 비해 부산지역의 연구 활동이 약합니다. 부산대 교수와 지난해 ‘부산 어지럼증 연구회(부어회)’를 만들어 수도권 중심인 연구 네트워크를 따라붙이려고 애를 쓰지요.” 이 교수는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학회를 찾아 “더 배워야 한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가르치기에 앞서 배우는 길에 더 욕심을 낸다. 그는 오는 5월 폴란드, 6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려고 준비 중이다.

대한평형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초록상을 수상한 이환호 교수.
대한평형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초록상을 수상한 이환호 교수.

 이 교수는 학생들한테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쓴다. 그래서 본인이 변화의 주체가 되려고 앞장서고 있다. 이 교수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70대 후반인 아버지가 이비인후과 개원의로 여전히 진료를 보고 있다. 이 교수가 어지럼증을 잘 치료하는 명의로 이름을 떨치는 것은 아버지가 일찍 가르친 인술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교수의 온화한 얼굴에서 명의는 먼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답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환호 교수 약력

전문진료분야

이명ㆍ어지럼증ㆍ삼출성 중이염ㆍ만성중이염ㆍ난청ㆍ인공와우이식

약력

1996. 02 고신대학교(의학학사)
2002. 02 고신대학교(의학석사) 이비인후과
2013. 02 인제대학교(의학박사) 이비인후과

주요경력

2002~현재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정교수
2016~2017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학습지원실장
2016~2018 부산울산경남 이비인후과 지부회 기획이사
2016~현재 근로복지공단 부산 지역 분부 자문위원(이비인후과 영역)
2016~현재 국민연금공단 부산 지역 본부 자문위원(이비인후과 영역)
2016~현재 고신대학교 보건대학원 언어재활학부 전공 주임교수
2016~현재 한국의과대학 이러닝컨소시엄 운영위원
2017~현재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주임교수
2017~현재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부학장
2017~대한 평형의학회 교육위원

방송 및 언론보도

2019 KNN 메디컬 24시 닥터스(어지럼증)
2015 MBC 건강교실- 내 어지럼증은 어떤 병일까?
2015 MBC 뉴스- 10대 소음성 난청 증가
2014 KNN 공개 클리닉 웰- 오늘의 명의(이석증)
2012 MBC TV닥터 어지럼증
2009 부산일보 건강교실- 어지럼증 “달팽이관에 문제가 있어요”
2008 MBC TV닥터- 비염과 축농증
2007 부산일보 건강교실- 어지러울 때 이비인후과에서 뭘 보나? 원인을 알아야 한다
2006 MBC TV닥터- 겨울철 코질환
2004 생방송 MBC TV닥터- 1년 내내 감기를, 알레르기 비염
2016 국제신문- 난청, 재대로 된 보청기로 ‘소리의 창’ 열어요
2015 국제신문- 보청기도 포기한 내 귀가 세상과 통했다(인공와우이식술)
2015 국제신문- 나만 들리는 매미소리, 방치땐 정신질환 유발(이명)
2012 기독신문- 반복적인 어지럼증, 메니에르병이 뭐지?
2012 고신병원보- 난청환자를 위한 인공와우이식수술
2012 CNB저널- 어지러울땐 ‘눈’과 ‘귀’부터 확인하세요

학회활동 및 논문

대한 이비인후과 학회 정회원
대한 이비인후과 학회 이사
대한 이과학회 정회원 (Otology Research Interests Group(ORIG)-중이염, 어지럼증, 이명 분과)
대한 평형의학회 정회원
미국기초이비인후과 학회-ARO(Association for research in otolaryngology) 정회원
대한 청각학회 정회원

해외연수

2017. 3 1st Hearing Preservation & Advanced Vibroplasty Workshop, St. Poelten, Austria
2013~201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UCSD(University California, San Diego) 이비인후과 연구교수
2006. 10 Advanced Bionics Cochlear Implant Training Workshop, Valencia, CA,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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