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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이여! 대관림으로 다시 태어나라
상림이여! 대관림으로 다시 태어나라
  • 김창균 기자
  • 승인 2019.03.1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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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함양 상림(上林)의 절경은 사계절 내내 그 빛을 발한다. 봄의 신록에서부터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그리고 겨울의 설경에 이르기까지 계절마다 독특한 자연미를 자아낸다. 함양인들에게 "고향은 잊어도 상림은 잊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림은 함양을 대표하는 곳이며 1962년 12월 3일, 문화재보호법 제정과 함께 천연기념물(제154호)로 지정ㆍ보호되고 있다.

 상림은 지금부터 약 1천100여 년 전 고운 최치원 선생님이 조성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호안림`이다. 당시 `위천`이라는 강물이 마을 중앙을 흐르고 있었는데, 비가 오면 물이 넘쳐 사람들 피해가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둑을 쌓고 나무를 심어 물길을 돌렸다. 그때 심은 나무가 숲을 이뤘는데 당시 숲 길이가 6㎞에 이르렀다고 한다. 처음에는 `대자연의 쉴 만한 숲` 또는 `큰 휴식처의 숲`을 의미하는 대관림(大館林)으로 명명된 이 숲은 잘 보전되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중간 부분이 유실돼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지게 됐다. 더구나 하림은 비행장과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더욱 훼손돼 흔적만 남아있고 상림만이 예전의 모습을 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상림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05년 함양군이 하림 복원에 나서면서부터다. 훼손됐던 상림 완충 숲을 복원하고, 하림에는 45만 3천톤의 흙을 매립하며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느릅나무, 자귀나무, 서어나무 등 상림과 유사한 수종의 활엽수를 2m 이상의 대형목만 골라 심었다. 그리고 복원과 함께 관광객들의 편의와 볼거리, 다양한 시설물도 함께 설치됐다. 상림에는 숲을 한 바퀴 도는 산책로, 음악 분수대, 수려한 아름다움으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연꽃단지와 꽃무릇 그리고 100년 된 느티나무와 서어나무가 한 몸으로 자라는 연리목도 남녀 간 사랑을 맺어주는 성스러움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하림에는 함양토속어류 생태관과 하림정, 공원의 중앙을 관통하는 계류, 궁궐모양의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다.

 상림은 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지 99곳` 중 하나이기도 하며 2018년 산림청 주최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 숲지기` 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2월, 함양군 인구 4만 명 선이 무너졌다. 높은 사망률과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출산율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데 출산과 육아, 교육 등 인구를 늘리기 위한 수십 개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함양 100년 미래의 핵심전략이라 할 수 있다. 상림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또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갈 함양군이 가진 천혜의 역사ㆍ문화ㆍ자연유산이다. 함양군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관광 개발로 상림을 보호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생태ㆍ문화 관광과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관광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상림과 하림을 역사ㆍ문화가 숨 쉬는 1천100년 역사를 가진 대관림으로 온전히 복원해 관광 자원화해야 한다. 옛 대관림의 위용을 되찾아 물고기, 새, 나무 등의 생명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밑거름을 마련하며 생태 학습장 등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고 품어내는 숲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은 포장도로를 철거하는 등의 생활 불편함을 고수하고라도 숲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국내에서는 우리나라 최초 양묘에 의해 조성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주민들의 휴식처와 관광객의 유치 목적으로 예전엔 도로이던 곳을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아스팔트마저 모두 걷어내고 자연의 흙길로 복원했다.

 그리고 국외의 예로는 일본 전역에 산재한 온천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유후인 마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고 조용한 시골 한구석에 있는 마을인 유후인의 인구는 고작 1만여 명이지만 온천과 결합한 숲길, 볼거리와 먹거리를 활용해 한해 방문자만 400만 명에 이른다.

 함양군도 천혜의 역사ㆍ문화ㆍ자연자원을 바탕으로 하천변 경관 정비를 통해 보행 경관의 여건만 개선한다면 두 도시 못지않은 명품 관광지로 충분히 재탄생 될 것이다. 머지않아 함양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생명을 보호하는 숲,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숲`, `노화도 쉬어가는 힐링의 숲`인 `대관림`을 걸으며 멋진 자연환경을 보고, 문화 이야기를 듣고, 청정농산물로 만든 맛있는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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