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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구조 반려견 85마리 안락사 위기
통영 구조 반려견 85마리 안락사 위기
  • 임규원 기자
  • 승인 2019.03.13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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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접촉 없이 자라 사람 경계 사나운 성격에 입양도 ‘손사래’ 시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 없어”
통영 산골 한 주택에서 시와 119구조대에 구조됐지만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반려견들. / 한국애견협회 통영지회
통영 산골 한 주택에서 시와 119구조대에 구조됐지만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반려견들. / 한국애견협회 통영지회

 통영 산골 한 주택에서 반려견 80여 마리가 구조됐지만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락사 위기에 처했다.

 반려견들은 그동안 사람과 접촉을 거의 하지 못해 성격이 사납고 시가 사회화 교육을 모두 책임지기 어려워 입양 지원자가 없는 실정이다.

 13일 통영시, 통영소방서 등에 따르면 최근 산양읍 산골에 있는 한 일반주택에서 70대 노부부가 10여 년간 기르던 반려견 100마리를 시와 119구조대 등이 함께 구조했다.

 노부부는 개체 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돌보지 못하고 밥만 주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관리가 불가능해졌다.

 이후 구조된 반려견 가운데 15마리가량이 입양됐다. 입양된 반려견은 생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강아지들로 아직 어려 생김새가 귀엽고 사회화 교육도 비교적 용이해 입양이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나머지 80여 마리는 성견에 사납고 반려견 수요가 적은 ‘믹스견’으로 아직 분양하지 못했다.

 이 반려견들은 외부와 접촉이 거의 없이 지낸 탓에 사람이 다가서면 물려고 할 정도로 사납다.

 몇몇 입양 지원자들이 이들 반려견을 직접 보고 입양에 난색을 보이며 돌아가기도 했다.

 시는 다음 주까지 구조한 반려견들의 입양자를 찾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안락사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반려견들은 도산면에 있는 한 임시보호소에서 관리 중이다.

 시 관계자는 “반려견들이 밥을 줘도 물려고 할 정도로 사나워 분양 이후 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가 85마리 양육을 모두 책임지며 사회화 교육까지 할 수 없어 안락사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까지 SNS나 현수막 등을 동원해 입양자를 찾아보고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부부는 약 10년 전 길가에 버려진 암컷과 수컷 반려견 한 쌍을 기르기 시작했는데 교배를 시작하면서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해 100여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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