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절벽인 경남경제, 제조업 회생 절실하다
사방 절벽인 경남경제, 제조업 회생 절실하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3.1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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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온통 빨간불로 뒤덮인 불황의 터널
대우조선 동종 업계 매각에 또다시 흔들
정부 눈치 보며 입 닫고 눈 감고 있어

원전ㆍ조선ㆍ자동차 산업 특단 대책 필요

 # 경남도가 민생ㆍ경제라 카지만 앞이 캄캄한 기라, 스마트니 뭐니 그거는 내일 일이고 당장 일자리가 날아갈 판인데, # 이 와중에 경남도의회는 뭐 하고 있는데, 현안에 대해 ‘모양내듯, 선심 쓰듯’ 대 정부 건의를 결의하더니만 탈원전의 정책전환에 대해서는 ‘정권 눈치’ 보는지 입도 뻥긋 안 하네, # 그나마 창원시의회는 건의라도 했는데…? 창원 소재 한 선술집에서 취중 잡담이라 해도 화난 목소리는 경남경제의 단면을 말해주는 바로미터였다.

 그만큼, 경남에 부는 봄바람은 매섭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으로 거제는 세찬 바람이 더 휘몰아칠 기세다. 경남 제조업은 호황을 구가했던 메카였으나 한국판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전락한 후 회생이 더디다. 이런 와중에 대우조선해양의 동종 업계 매각은 노조뿐만 아니라 경남 전역이 소재한 협력업체는 물론, 정치권 등 경남경제를 출렁이게 만들었다.

 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남의 알짜배기 산업인 원전과 일감이 부족한 방위산업체 등은 수출과 내수부족으로 빈사지경에 처했다. 때문인지, 경남의 경제지표는 온통 빨간불이다.

 그 여파로 주택ㆍ상가ㆍ오피스텔 등 부동산은 얼음 땡땡이다.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5천만 원이나 내린 마이너스 가격에도 거래가 뚝 끊겼다. 더한 곳은 거제다. 한때 전국에서 이름난 부자 도시였지만 조선업 메카는커녕, 참담하다. 일자리가 없어 노동자들이 떠난 현장은 휑하다. 부동산 대폭락으로 빈 점포와 오피스텔의 공실률은 늘어만 가고 있다.

 거제의 버팀목인 지역 내 총생산의 30%, 고용의 30%를 차지하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불황을 견뎌낸 구조조정도 잠시, 기대한 봄은 얼음 땡땡이다. 8일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확정은 경남 조선업의 실종과 다를 바 없다. ‘거제지역 몰락한다, 매각 중단하라’ 등의 현수막 마냥, 거제는 조선업 회복을 기대하며 기다려온 긴 터널의 끝에서 절망에 빠졌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고용안정ㆍ협력업체 유지’를 약속했지만 믿는 사람이 없다. 동종업계 인수는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가장 나쁜 결과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 LNG운반선 등 상선뿐 아니라 군함, 해양플랜트 등 거의 모든 사업 분야가 겹친다. 여기에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과 달리 엔진, 추진기 등 조선핵심기자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대우조선에 엔진을 납품하는 HSD엔진, STX엔진과 중공업을 비롯해 거제, 창원, 김해 등 경남 1천300여 개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게 생겼다.

 노조를 비롯해 지역주민과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현대중공업의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이다. 공적자금 13조 원이나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을 4천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하는 것은 재벌 특혜란 의혹이다. 2008년 민영화가 진행 때 한화와 GS, 포스코가 입찰에 참가했고 6조 원이 넘는 금액이 제시된 점에 비취 그렇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지역 경제도 죽는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생존권의 문제다. 경남의 알짜배기 산업 원전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전환 없이는 향후 10년간 최대 1만 명 가까이 전문 인력이 줄 것이란 보고서(딜로이트)의 충격마냥, 조선 산업도 원자력 산업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대우조선 매각은 이런 사항들이 충분히 예견됐지만, 그동안 경남도는 정부정책이란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었다.

 경남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우조선의 부활이 도내 제조업 부활 신호탄이며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인수합병의 기정사실화 이후, 도와 도의회 시장 군수가 나선 대 정부 건의는 언 발에 오줌 누기다. 따라서 도가 추진하는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도 공염불이 아니길 바란다. 스마트공장을 위한 업체신청은 지지부진하고 기업자금 지원도 문턱 높은 금융권에 걸려 언감생심이다. 돈줄에 목말라하지만 담보여력 없이는 의미가 없다. 조선업 등 제조업이 무너지면 경남의 산업생태계는 망가진다.

 또 회생에도 낙수효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도는 대우조선이 경남경제의 한 축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제반조치를 취해야 한다. 탈원전도 정책전환에 앞서 업종전환 등을 위해 신한울원전 3, 4호기 건설재개를 위해서는, 또 경남 이익을 위해서는 행동에 우선해야 하고 회생 건의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취중 진담만큼이나 원전, 조선, 자동차 등 관련 업계는 절박한 만큼, 특단의 회생대책이 요구된다. 정부 눈치나 보고 생색용 또는 모양만 내려는 경제정책은 경남을 더 망가지게 만들 뿐이다. 지금, 경남경제는 동서남북이 절벽이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도록 입을 닫고 눈을 감으면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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