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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방재정
위기의 지방재정
  • 이강섭
  • 승인 2019.03.1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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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섭 함안예총 회장
이강섭 함안예총 회장

 정부의 경제정책 잘못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갈수록 심각해지는 실업 사태, 반등 기미가 없는 경제지표 등으로 나라 전체가 고통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취업난은 취업 포기 세대까지 생겨나는 등 고용 참사라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충격으로 국민의 생존권마저 위협당하고 위기가정이 속출하는 등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국민의 부담인 세금은 빠짐없이 부과되고, 국가 재정수입은 오히려 늘어나는 이상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어 납세자의 불만과 함께 체납액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모두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지방세 수입을 보충할 별다른 방안이 없어,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정부의 재정을 파산상태로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총세입 가운데 자주 재원인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미만인 자치단체가 75%에 이르며, 경상비는 물론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무려 50여 개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려운 지자체의 재정상태에서 경제위기는 지방세 수입의 감소를 초래해 자치단체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기반이 없는 자치는 존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경남의 대다수 시군이 보유세적 성격의 지방세는 공시지가의 조정 등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의 침체, 자동차 등 내수의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유통세적 성격의 취ㆍ등록세 수입이 감소해 재정결손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지방세 징수율마저 하락하고 있어 재정운용 계획의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비해 경상경비의 절약과 새로운 수입원의 발굴, 은닉된 탈루 세원의 색출, 체납세의 효율적 징수를 위한 야간 징수 활동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성과는 미진한 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조정과 지방교부세의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으나, 국가와 지자체 간의 이해가 맞물려 앞날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자체에서는 부족한 재정의 확대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합리적인 지출방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기반사업의 확충, 사회복지의 무분별한 확대요구, 표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의 남발 등으로 갈수록 재정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여 메고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재정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가 따라야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도 살아날 것이다.

 지난 IMF 경제위기 속에서 장롱 속의 금붙이들이 쏟아져 나와 어려움을 헤쳐나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것이 한국인의 저력이다. 어려움이 닥치면 서로 힘을 모으고, 근검절약과 건전한 소비풍토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 민족이 가진 본성이다. 다시 한번 우리의 저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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