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20 (토)
`50` 준비하고 맞이해야 할 나이
`50` 준비하고 맞이해야 할 나이
  • 김성곤
  • 승인 2019.03.0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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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인생은 연습 없는 연극이라는 말을 흔히들 한다. 되돌리고 싶은 과거와 다시 태어난다면 바꾸고 싶은 것들이 많고 많은 것이 우리들 인생이다. 바꾸고 싶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당연히 준비된 자의 삶은 안정적이며 심리적 불안도 덜하다. 인생에 겪어야 할 일들이 고만고만하지만 준비를 통해 불안을 최소화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사전을 찾아보면 불안은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또는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려 뒤숭숭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족치료 이론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이며 정신과 의사인 보웬은 가족 문제의 원인과 개인의 문제는 대부분 불안에 기인한다고 얘기했고 자신의 상담소를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어떤 불안으로 오셨나요?"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그만큼 불안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행복한 삶의 적이다. 그러므로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우리 삶을 준비해야 한다. 막연히 나이 드는 것과 미리 준비해 나이 드는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독서 치료 자료 가운데 2018년 10월 출판된 `눈 떠보니 50`이라는 자료를 지난주에 이어 소개하려고 한다. 스머프 할배 정성기 씨는 나이 50에는 부모님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준비해야 할 나이라고 말하며 "지금 사랑하지 않으면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고 한다. 치매 노모에게 매일 삼시 세끼를 차려내는 67세 정성기 씨(스머프 할배)와 징글맘 이야기를 책에 실어놨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므로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 시대가 됐는데 그의 글 속에는 치매 엄마와 함께 울고 웃는 일상이 그대로 담겨 있고, 노모를 모시고 살 때의 어려움과 슬픔, 기쁨 또한 진솔하게 나타나 있다.

 "`징글 맘 께` 엄마 이제 신경질 그만 낼게요. 엄마 너무 빨리 가지 마세요. 아들이 맛있는 요리 만들어 드릴 테니 많이 드시고 추운 겨울도 잘 견디고 엄마가 말씀하신 대로 99세의 그 어느 봄날에 예쁘게 가세요"라는 글을 통해 노모를 향한 그의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엄마가 살아계신 그가 부러웠다. 스머프 할배는 싸울 수 있는 엄마가 계셔 좋겠다 싶었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39살 때 돌아가셨다. 엄마의 장례식 날 동생은 많이도 울었는데 나는 멍해 눈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웬일인지 살아갈수록 엄마가 보고 싶다. 그저 나무처럼 우리 곁을 지켜 주셨던 분인데 그 무뚝뚝한 사랑이 그립고 또 그리워진다.

 나이 50. 어떤 준비를 또 해야 할까? 박경희 작가는 "여자 나이 50은 폐경이 아닌 완경을 경험할 나이"라고 하고 `사랑의 기술` 저자이며 과감하고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산부인과 전문의 박혜성 원장은 "섹스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나이"라고 하며 오르가즘이 주는 치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다.

 50대 섹스의 적인 노화되고 변화된 몸을 인정하고 부부끼리 섹스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여성 위주의 섹스를 해야 한다고 한다. 박 원장은 오르가즘이 주는 에너지는 늙어가는 몸과 늘어진 관계 속에 엄청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고 하며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받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이나 부부관계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면 상대를 위해 헌신하고 싶고 가정을 향한 마음이 깊어집니다. 그러기에 노년기 가정생활을 잘 꾸려가기 위해 더 나이 들기 전에 성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즉 건강한 성생활도 50 이전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눈 떠보니 50` 저자인 김혜민 작가도 솔직하게 부부의 성생활을 공개했는데 주말 부부인 남편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사랑을 나누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피곤해 곯아떨어졌을 때는 알람시계를 맞춰서라도 일어나 부부의 시간을 가진다고 하니 건강한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설 명절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을 때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가이드가 여행하는 버스 안에서 자신의 부부생활을 공개했는데 결혼기념일에는 가면을 쓰고 부부관계를 한다고 했다. 아내를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했다. 그때는 의아하게 여겼는데 박 원장의 얘기를 듣고 보니 이해가 된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성에 대해 공부해야 하나! 다른 공부는 많이 해봤는데 성에 대한 공부는 안 해봐서….

 소행성(소중하고 행복한 성) 성에 대한 관심은 50 이후라도 여전히 뜨겁고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다. 인형 치료를 하는 최광현 교수님은 부부 상담을 할 때 다양한 부부화합의 척도가 있지만 각방을 쓰던 부부가 잠자리를 같이하면 상담을 끝내도 된다고 하셨다. 그만큼 부부의 성생활은 부부 행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성에 대한 준비도 당당히 해야 한다. 50, 60, 70, 80, 90, 100세 시대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10대부터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훈련 때 흘린 땀 한 방울이 전쟁 때 피 한 방울이라는 군부대의 표어처럼 준비하는 자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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