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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운동 100주년에 지금 우리는
3ㆍ1운동 100주년에 지금 우리는
  • 김숙현
  • 승인 2019.03.0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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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현 SAS영재아카데미 원장ㆍ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김숙현 SAS영재아카데미 원장ㆍ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해마다 3ㆍ1절이 되면 소녀 유관순 열사를 떠 올리며 우린 무엇을 했던가. 1919년, 3ㆍ1운동, 대한 독립 의지, 민족적 만세 운동, 독립 선언문, 33인, 태극기 등의 관련 용어들을 연상하며 빨간 날을 유용하게 쓰는 게 전부는 아니었는지 100주년을 맞이하며 돌아볼 일이다. 선열들의 붉은 피로 되찾은 이 나라 이 국토를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할 때이다. 우린 그 땅에서 누릴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3ㆍ1절 기념식을 하며 3ㆍ1절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 의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 물 다시 흐르듯 백두산 높았다.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여 이날을 길이 빛내자.’ 정인보 선생님이 글을 쓰시고 박태현 선생님이 곡을 붙였다. 이 노래를 부르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그 무엇이 있고, 노래 한 곡에 다 담을 수 없는 민족애와 감동이 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다. 하지만 요즘은 이 노래를 거의 들을 수 없다. 학생들은 아예 이 노래를 모른다. 초등학교 때 외운 가사여서인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 3ㆍ1절 노래를 부르면 아이들은 웃는다. 그때 그 당시의 의기가 노래를 부르면서 저절로 생겨나니 듣는이로서는 웃기기도 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노래의 힘. 노래 속에는 그날의 함성과 절규와 온 나라가 하나였음을 상기시켜준다.

 일기예보에서는 미세먼지 수치를 알리고 아침이면 온전히 밝아오는 태양의 존재를 보기 힘들 정도가 됐고, 미세먼지는 이제 다양한 정책으로 다뤄질 만큼 우리생활에 심각한 요인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 됐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책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꾸뻬 씨가 중국여행을 갔을 때 중국을 소개하는 글에 앞을 가릴 수 없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아마도 꾸뻬씨가 본 그때 그 중국의 모습은 아닐까. 인구밀집도가 높은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창원과 부산의 대도시 사이에서 김해평야를 끼고 있는 김해도 시골인 듯 도시인 작은 신도시 장유도 다를 바 없이 미세먼지 농도는 높다. 아침이면 미세먼지 상태부터 확인하고 창문을 열기는커녕 꼭꼭 닫게 된다. 빨래 말리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3ㆍ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뜻을 새기려는 나름 다양한 이벤트가 전국 여러 곳에서 열렸지만 독립된 나라에서 다시 두 동강 난 남과 북이 70년 넘게 반목하며 지내고 서로를 적국으로 명시하다가 모처럼 화해 분위기로 나섰지만, 진행이 쉽지 않다. 정치적으로 복잡한 셈법이 숨어있어 다른 입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들과의 내적 갈등이 있다면 외적으로는 미국이란 강대국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과 중국이란 또 다른 제3국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우외환이다. 늘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다.

 청년들은 취업 문제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해 100년 전 그 당시 청년들처럼 패기나 의기를 표방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어쩌면 그 당시보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누려 왔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100년 전과 같기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이고 현실적으로 3ㆍ1절의 100주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며 교훈을 얻고 의의를 새기는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관심조차 없는 청년이 더 많다. 역사를 바로 알고 인식하는지 궁금증이 들 만큼 100년 전 유물 같은 이야기가 돼 버렸을 수도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당장 눈앞에 치열한 취업이 더 힘들고 고통스럽도록 이 나라 이 사회를 만든 기성세대들이 문제지 그들을 탓할 수 있으랴.

 뉴스엔 하루가 멀다 하고 엽기적 사건과 사고로 얼룩져있다. 산 좋고 물 좋은 우리 강산도 사라졌지만 정 많고 따뜻했던 이웃은 이제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 광화문 앞은 어떤 이유로든 1년 365일 자신이나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이익이나 뜻을 관철하기 위한 시위가 줄줄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게도 힘들게 되찾은 조국이건만 긴 세월 분단된 채로 핵과 제재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핵을 폐기하고 경제지원을 받고 한반도 긴장을 완전 해소해 서로 윈윈 한다면 통일 미래를 만들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땅을 내려 볼 선열들의 걱정 어린 모습이 짐작된다. 목숨 바쳐 외쳤던 독립 된 나라가 이런 지경인 것을 보면 가슴 치며 통곡하지 않을까 싶다.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보단 다시 한번 제대로 독립된 자주 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OECD 국가 중 몇 위라는 수치 말고 내적으로 성숙한 진정한 선진국가 속에 선진 국민이 되길 바란다. 어떤 나라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3ㆍ1운동에 걸맞는 선진 한국을 만들어야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이 될 것이다. 환경을 보존하는데 너와 나를 가르지 말고 세대 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노력에는 우리가 먼저 하나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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