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폐에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온도, 색채와 생각이 담겨 있다. 지폐에 담긴 이야기는 오랜 세월 끊임없이 이어지며 지폐 특유의 온도를 담아낸다’ (지폐의 세계사 中).
스페인, 리비아 등 세계 42개국 지폐의 탄생 비화를 담아낸 지폐도감인 ‘지폐의 세계사’는 대만의 인문학자인 셰저칭이 펼쳐냈다. 그는 어린 시절 자신만의 보물상자에 각종 수집품을 담아 보관했다고 한다. 지폐에 관심을 가진 계기도 이 흐름을 같이 한다. 어린 셰저칭은 보물상자에 담긴 오래된 외화지폐를 보며 타국의 향기를 느꼈고 오랫동안 낯선 지폐와 낭만을 함께했다. 지폐는 1961년 동유럽 국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발행한 100코루나라였다.
성인이 된 셰저칭은 유럽에서 일과 연구를 하게 됐고 세계 각국의 지폐를 접할 일이 많아졌다. 지폐 한 장 속에 국가의 예술과 역사가 담겨 있음을 안 후로 그는 25년간 97개국을 돌아다니며 지폐를 수집했다.
‘지폐의 세계사’에는 이처럼 셰저칭이 오랜 시간 지폐를 수집하고 연구한 결과물이 담겨있다. 우리는 지폐를 통해 머나먼 타국의 예술을 감상하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일대기를 읽는다. 딱딱한 역사를 다룰 것 같은 제목과 달리 내용은 흥미롭고 활기차다. 낭만적이거나 때로는 격양된 셰저칭의 어조를 따라 여행을 하노라면 그저 화폐에 불과했던 지폐가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셰저칭은 “모든 지폐는 자신만의 언어로 비전과 이상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국적이고 다양한 지폐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펼쳐준다.
지폐의 세계사/ 셰저칭 지음/ 마음서재 출판사/ 1만 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