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0:18 (금)
조각보처럼 이웃과 어울려 사는 삶의 시선
조각보처럼 이웃과 어울려 사는 삶의 시선
  • 이병영ㆍ강보금 기자
  • 승인 2019.03.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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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립마산문학관 ‘조각보 건축, 시가 되다’
백해 서인숙 작품ㆍ유품전 추모시 낭독 등 행사 열려
백해 서인숙 선생의 생전 모습.
백해 서인숙 선생의 생전 모습.

 창원시립 마산문학관은 5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제42회 특별기획전 ‘조각보 건축, 詩가 되다. 백해 서인숙 선생 작품 및 유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동을 하며 마산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서인숙 선생을 추모하고, 작품 세계와 생애를 되돌아보는 의미를 담기 위해 마련됐다.

 서인숙 선생은 1931년 12월 17일 대구에서 출생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바다의 언어’(수필)와 ‘맷돌’(1979년)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으로는 ‘타오르는 촛불’(1965년), ‘최후의 지도’(1974년) 등이 있고, 시집으로는 ‘먼 훗날에도 백자는’(1986년), ‘그리움이 남긴 자리’(1990년), ‘세월도 인생도 그러하거늘’(1994년), ‘오렌지 햇빛’(2001년), ‘조각보건축’(2010년), ‘청동거울’(2016년) 등이 있다.

 마산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1982년부터 1988년까지 마산의 백자화랑 대표를 맡아 운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되는 다양한 수집품들에는 예술품에 대한 서인숙 선생의 다양한 관심과 높은 안목이 담겨 있다. 조각보, 백자, 민화, 청동기, 석조물 등 서인숙 시인이 직접 수집한 물품들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안경, 지갑, 수첩 등의 생활물품 들을 통해서 작가와 일상인으로서의 선생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백해 서인숙 선생의 작품들.
백해 서인숙 선생의 작품들.

 서인숙 선생은 대구에서 출생했지만 마산을 영원한 고향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필 ‘고향, 그 무한의 향수’에서는 ‘마산은 내 영원의 고향이며 인생의 고향이다. 그리고 생애의 고향이다. 호수 같은 잔잔한 바다, 그 바다를 안고 있는 무학산, 용마산, 제비산 등의 언덕 같은 산을 보며 살아왔고 살고 있다. (…) 산다는 것, 살아 있다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여기에 있기도 하다. 내 살아 마산은 나의 영토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태어난 곳은 대구이지만 마산은 말 그대로 영원한 삶의 터전이었다.

 ‘조각보를 깁는다 / 조선의 기와집 마을이 아닌 새로운 도시 / 높고 낮고, 삼각, 사각 색색으로 / 명주천, 모직천, 무명천이 이웃 되어 살고 있다’ 시 ‘조각보 건축’에서는 서로 다르지만 어울려서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작품집들과 수집품들 외에 지인들의 추모글을 통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인숙 선생을 그리워하는지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열림식은 5일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며, 서인숙 선생 추모 모임 회원들, 문인들, 시민들이 함께 모여서 추모시 낭송, 추모 수필 낭독, 작품 세계 해설 등의 준비돼 있다. 서인숙 선생의 작품 세계와 생애의 기록들, 유품들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문인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문학적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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