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12 (토)
공동체 신뢰를 다시 세우려면
공동체 신뢰를 다시 세우려면
  • 하성재
  • 승인 2019.02.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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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얼마 전에 뉴스 매체에 나온 이야기이다. "20대 여성 A씨는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남자가 무서웠습니다. 모자를 푹 눌러 쓴 남자는 층 버튼도 누르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옆집 이웃이었습니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환자가 병원을 믿지 못한다.

 근래에는 5ㆍ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한다. 이제는 역사적 사실마저도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불신의 시대를 사느라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모른다.

 찰스 핸디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제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베스트셀러인 `헝그리 정신(Hungry Spirit)`에서 현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공동체 구조에 대해서 고찰했다.

 그는 개인적 의미를 공동체적인 이슈들과 잘 연결해서 말한다. 특히 기업을 포함한 모든 단체는 공동체이며 거기에 속해 있는 사람은 시민으로 생각돼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의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보통 업무능력이 뛰어난 능력 있는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다.

 또 필요할 때에는 특별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배치되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적인 스텝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신뢰의 필요성은 더욱더 증가되고 있다.

 핸디는 이렇게 말한다. "신뢰란 어머니가 하는 말처럼 아무도 거절할 수 없는 아주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처럼 기분 좋게 들린다. 그러나 실제로 믿음을 갖기는 어렵고 힘들다."

 오늘은 신뢰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신뢰는 맹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르는 사람을 믿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규모 조직들도 이제는 다른 그룹의 사람들과 더불어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친밀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소그룹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신뢰는 경계선을 필요로 한다. 무제한적인 신용은 실제로는 비현실적이다.

 조직에서의 신뢰란 `확신`을 의미한다. 누군가의 능력에 대한, 그리고 목표를 위한 임무에 대한 확신이다.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해결책과 방법을 마련할 수 있는 충분한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동시에 공동체의 목적과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켜주는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

 신뢰는 그냥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끊임없는 학습을 필요로 한다. 개개인과 마찬가지로 공동체는 계속해서 배워야 한다. 공동체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변화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성공과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선택과 기술을 탐구하면서 진정한 학습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때론 신뢰는 아주 잔인하다. 신뢰는 유리와 같아서 한번 깨지면 다시 붙일 수 없다. 대부분은 자신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감 시간과 목표를 정한다. 그러나 규칙과 확인이 주도하는 곳에서는 그럭저럭 요구된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만 행동하게 된다.

 신뢰는 결속을 필요로 한다. 신뢰는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신뢰는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도자들은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나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신뢰는 대면접촉을 필요로 한다. 첨단기술, 전자메일, 전화와 팩스, 음성 사서함이 일상생활이 된 오늘날에도 극대화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만남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일과 놀이가 적당히 섞여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시간은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있는 특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필요한 윤활유 같은 것이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지도자를 개인적으로 만남으로 공동의 목표를 강화하며 전략을 재고하게 된다.

 끝으로 신뢰는 스스로 구해야 한다. 공동체가 구성원들에게서 신뢰를 기대한다면 먼저 지도자 자신이 믿을만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개인 역시 자신들의 임무 수행 능력을 증명할 때까지 완전한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신용의 기초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 즉 일관성 있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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