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5:13 (금)
"일상생활로 돌리는 재활치료는 사랑에서 나오죠"
"일상생활로 돌리는 재활치료는 사랑에서 나오죠"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2.2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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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병원장 홍 태 용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전경.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전경.

김해 최초 로봇치료 효과 입증 330병상 지역 최대 요양병원
환자ㆍ보호자 모두 치료 만족 오랜 돌봄 노하우에서 비롯
요양병원 선택할 경우엔 의료진 구성 우선 살펴야

 "재활치료는 신체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지요.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들어온 사람이 가족과 병원에서 걸어나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홍태용 병원장은 환자들이 신체적 기능을 회복해 건강한 삶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김해에서 지난 2004년 요양병원을 연 후 시민들에게 맞춤 인술을 베풀어 아름다운 이름을 시민들 가슴에 새기고 있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홍태용 병원장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홍태용 병원장

지난 15일 병원장실을 찾았을 때 홍 병원장은 추출종이를 씌운 드리퍼에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내리고 있었다. 그는 커피 향기로 손님을 극진히 맞았다. "전 커피를 즐기는데 커피를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상대를 우선하는 말에서 홍 병원장이 병원에서 환자를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뱄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은 330병상을 갖춘 김해에서 가장 큰 요양병원이다. 지난해 11월 김해 최초로 로봇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해 환자 맞춤 치료에 더욱 접근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하드웨어는 짧은 시간에 갖출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요양병원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노하우가 있어요." 홍 병원장은 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보호자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병원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김해에서 가장 앞선 요양병원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은 김해지역 요양병원 최초로 로봇 치료를 하고 있다. 로봇 치료는 파워와 근력의 강도를 일정하게 할 수 있고 강도를 정확하게 높일 수 있어 환자 중심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은 김해지역 요양병원 최초로 로봇 치료를 하고 있다. 로봇 치료는 파워와 근력의 강도를 일정하게 할 수 있고 강도를 정확하게 높일 수 있어 환자 중심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한솔재활요양병원에서는 김해지역 요양병원 최초로 로봇 치료를 하고 있다. 요양사가 마비환자를 운동시킬 때보다 로봇이 담당하면 치료 효과를 2~3배 높일 수 있다.

 로봇 치료를 하면 파워와 근력의 강도를 일정하게 할 수 있고 강도를 정확하게 높일 수 있어 환자 중심의 치료를 펼칠 수 있다. 의사는 환자의 4~6주 치료 테이터를 분석해 맞춤 치료를 할 수 있어 환자의 근력과 자세를 꾸준히 향상시킬 수 있다.

 홍 병원장은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에는 의료진 구성을 봐야 해요. 노인 환자는 말 그대로 종합병원이기 때문에 전문과목별 전문의가 자주 체크하는 게 중요하지요"라고 말한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의료진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의료진

한솔요양병원은 의료진 구성이 탄탄해 다른 요양병원이 따라오지 못하는 입체 치료를 한다. 재활과, 신경과, 신경외과 각각 2명씩, 가정의학과 3명, 한의사 1명이 진료를 본다. 여러 질병을 가진 환자에게 뇌신경계과 척추를 동시에 체크해 줄 수 있고 30ㆍ40대 의사의 역동적인 진료는 환자에게 생동감을 안겨준다.

 한솔요양병원 직원들은 오래 못 버티고 병원을 떠난다는 소문이 나 있다. 약간 과장된 소문이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간호사나 간병인이 환자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기 때문에 몸이 지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한 달에 입ㆍ퇴원하는 환자 100여 명뿐 아니라 모든 환자를 돌보려면 직원들이 너무 바쁘다. 김해 시내에서 한솔요양병원 근무 경력을 높이 사는 병원들이 많다. 그만큼 한솔요양병원에서 훈련된 간호사, 간병인의 의료 처치가 뛰어나다는 증거다.

 의사로서 마음에 새기는 좌우명은 뭘까? 홍 병원장은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의사는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 없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환자를 대한다. 그는 치료 과정에서 의사가 치료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환자를 살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사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늘 겸손하다.

홍태용 병원장이 지난해 12월 네팔에 해외봉사를 가서 찍은 기념사진.
홍태용 병원장이 지난해 12월 네팔에 해외봉사를 가서 찍은 기념사진.

홍 병원장은 직원들을 늘 편하게 대한다.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는 환자와 접촉 시간이 길어 환자의 몸 상태를 잘 안다. 홍 병원장은 회진 때 간호사나 요양보호사의 의견을 존중한다. 요양보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두고 따질 듯이 큰 목소리를 내면 홍 병원장은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다.

 만성기 질환자인 노인들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몸 상태에 큰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의학적 변화보다 가족 문제 등 사회적 변수에 노인 환자는 더 민감하다. 홍 병원장은 환자의 심리적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홍 병원장이 간호사나 요양사의 말을 경청하는 이유다.

 요양병원 운영의 어려운 점은 뭐가 있을까? 홍 병원장은 "의료폐기물 중 70~80%가 기저귀인데 처리 비용이 만만찮아요. 올해 소각처리비용이 지난해보다 2~3배 올라 보호자의 부담이 너무 큽니다"라며 "요양병원에서 나오는 감염 가능성이 낮은 기저귀는 요양시설과 같이 의료폐기물이 아닌 일반폐기물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의 요양병원들이 기저귀(의료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인요양병원협회는 지난해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서기도 했다.

 홍 병원장은 재활요양병원이 재활에 더 매진하지 못하는 이유로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한 명이 너무 많은 환자를 맡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일대일로 환자를 돌볼 때 간병비는 한 달에 300만 원이 들기 때문에 웬만한 보호자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는 "환자가 하루 한두 시간 재활 활동을 하고 그 외 시간에 침대에 누워있다면 재활병원의 취지에 맞지 않아요. 간병비 부담이 커 일대일 구조를 만드는 건 힘들더라도 간병인이 되도록 환자를 덜 맡아 재활의 취지를 살릴 수 있어야해요"라고 말한다. 이어 "한솔재활요양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 환자의 재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진정한 재활에 걸림이 되는 간병인과 환자의 일대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힘 줘 말한다.

 인건비가 상승하고 병상 수가 줄고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이 상승해 요양병원 경영이 어려운데도 홍 병원장은 요양병원 운영을 `사명`으로 안다.

 "노인전문요양원을 더 많이 지어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욱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이 커질게 뻔해 좋은 시설을 갖춘 노인전문요양원이 더 들어서야 해요."

 홍 병원장은 65세 이후에는 병원을 떠날 계획이다. 현재 열린의사회를 통해 1년에 한두 차례 해외봉사를 나간다. 홍 병원장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네팔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자기에게 주어진 의사의 사명을 가슴에 깊이 두고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건강의 소망을 심어주는 그는 우리 시대의 참 의료인이다. 의료인으로서 사회를 향한 시각을 봉사와 연결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홍 병원장이 앞으로 엮어낼 또 다른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 김해시 김해대로 2379
전화번호 055-329-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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