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막장이라 해도 성찰해야 하는 까닭은…
경남도의회, 막장이라 해도 성찰해야 하는 까닭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2.2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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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의장실 안방논란 몰고 온 늑장퇴근
탄원서에 공무원의 서명압력 논란
공사 구분 못하고 잡다한 일 챙기거나

갑질을 권한으로 착각하는 도의원

 한때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성장 동력으로 여겼다지만 하 세월이 흐른 지금, 저녁이 있는 삶을 사회적 기본가치로 하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는 현 정부의 특명과도 같다. 그런데 늑장 퇴근이 밤 10시를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 조롱을 넘어 원성을 듣기 십상이다.

 그것도 경남도의회 의장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의장실이 공적 공간이냐는 논란에서부터 사적 공간을 넘어 안방이냐는 이야기까지 보태진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은 “나 신경 쓰지 말고 퇴근하세요”라고 말한다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듣고 퇴근하는 직원이 몇이나 되겠냐는 것이다. 품위, 품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은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뤄졌다. 말과 행동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반복하는 것이 자신”이라고 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경남도의회 의장은 물론이고 전부는 아닐지라도 도의원들의 품위문제가 재삼 거론되는 것도 올곧지 못한 자신들 처신에 있다.

 또 지난달 30일 경남지사 불구속 재판 촉구 기자회견 때 개인자격이라 했다지만 논란을 우려한 결과란 것에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논리와 다를 바 없어 경도(傾倒)된 집회참석 등은 경중을 가려야 한다. 더구나 국회의장과 달리 도의회 의장은 당적을 갖는다지만 기관의 수장이라면 경솔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오죽하면 당이 다르다 해도 동료의원들이 나서 품위유지를 촉구할까만 의장에게 차량 제공과 업무추진비에다 비서까지 지원되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는 것을….

 리더십과 관련해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 가운데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리더가 최악이고 무능하면서 게으른 지도자가 그나마 낫다는 말이 있다. 전반적인 정무능력 부족이 핵심이어서 잘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조용한 게 좋다는 이야기다. 정무능력은 공적 영역에서 오래 부딪치며 단련해야 서서히 몸에 밴다. 때문에 국회나 지방의회는 선수(選手)를 기본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이 구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의장은 신선함과 달리, 비례대표를 지낸 재선이란 꼬리표도 처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경남도의원은 도지사 석방탄원서 서명을 요구해 논란이다.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회와 관련 있는 도청 간부를 상대로 직원들의 서명을 받아오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니 막장드라마도 이럴 수는 없다. ‘김경수 유죄’ 판결을 놓고 좌우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도청직원에게까지 석방탄원서 서명에 압력을 행사했다면 ‘적폐’가 웃을 일이다.

 앞서 행정사무 감사 때 교육감에 대해 “지방선거 때 교육감 선거 캠프에서 만세를 부른 공무원들이 최근 대거 승진했다”는 질의를 두고 민주당소속 모 의원의 “우리 편(진보)을 까느냐(비판하느냐)”, 다른 당의 “사주를 받았느냐” 등 힐난은 공사구분은 물론, 거수기시대를 넘어선 또 다른 구태였다. 민선 7기 경남도의회는 의원 58명 중 재선의원이 의장을 할 정도로 초선입성이 넘쳤고 도민들은 그만큼 새바람을 기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4석, 자유한국당이 21석, 무소속 2석, 정의당 1석으로 구성된 의회는 48명이 초선이어서 미숙함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기우였다. 초기엔 열정에 대한 기대로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열정은 압력과 다를 바 없는 갑(甲)질로 범벅되고 적폐청산도 전에 신적폐로 도민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행사장 자리 배분, 축사 순서, 주차장 우대, 공무원들을 상대로 이해할 수 없는 입맛대로의 질문과 호통 등 꼴불견도 넘쳐나는 등 진상 도의원의 유형도 다채롭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등원해서 직원 들볶아대는 도의원, 메일로 각종 자료 요구하는 도의원, 주말에도 출근하는 도의원, “물 없다. 먹을 거 없다. 음료수 없다”며 냉장고 채워놓으라고 다잡는 도의원, 행정절차 무시하고, 말(시키는)대로 하라는 도의원, 갑질에도 갑질인 줄 모르는 도의원, 예의라고 눈곱만큼도 없는 도의원 등 경남도청 직원들은 느낀 것을 구체적으로 적시(摘示)하고 있다.

 또 회기도 아닌데 매일매일 출근(?)하듯 하면서 잡다한 일을 챙겨달라는 의원, 적법한 절차는커녕, 행정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자료요구, 권한과 갑질도 구분 못 하는 의원, 표 구걸을 위한 예산요구, 면박주기와 과시형 발언, 집행기관의 수장인양 공무원을 들볶는 의원, 나들이로 비칠 정도로 벤치마킹을 주장하는 의원, 현장에 답이 있다지만, 현안보다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챙기려는 의원 등 구태의 연속은 공사구분 여부를 논하기 전에 추태다.

 서산대사는 “내가 내딛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는 까닭에 눈길을 걸을 때도 함부로 걸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선 7기, 초선의원이 다수인 원 구성은 ‘갈 짓자 걸음 때문에 무덤으로 직행한 선배 도의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곱씹어보길 바란다. 도민의 명령인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한 방에 훅 간다는 사실은 진리다. 성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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