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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가장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할 나이
‘50’ 가장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할 나이
  • 김성곤
  • 승인 2019.02.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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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어제 지인이 돌아가셨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건강하셔서 100세까지는 거뜬히 살겠다 싶었는데 지난해 폐암으로 고생하시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 하나둘 나의 곁을 떠나는 부모님, 지인들을 보며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 나이도 이제 만만치 않게 먹어서 50대이다. 아직은 안경의 도움을 받지 않고 컴퓨터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글도 쓴다. 그런데 요즘 들어 가끔은 글자가 겹쳐 보이기도 하고 멀리서 보면 사람 얼굴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위로하기를 이제 육신의 눈보다 마음에 눈이 더 밝아져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흔히들 요즘을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50은 딱 중간이다. 이제껏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던 반전할 수 있는 나이이고, 이제껏 잘 살았다 해도 남은 인생을 잘 못산다면 남은 인생은 참으로 어려워질 수 있는 나이 50이다. 그래서 반드시 잘 살아 내야 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사회뿐 아니라 우리 개인도 스스로 노령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노령화 시대를 맞이했다. 그래서 빈곤하고 소외당한 노인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치료 자료들이 개발되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독서치료 자료 가운데 최근 출판된(2018년 10월) ‘눈 떠보니 50’이라는 자료를 오늘은 소개하려고 한다. ‘눈 떠보니 50’은 저 스스로도 감동을 많이 받았던 책이다.

 저자인 김혜민 작가는 현재 YTN라디오에서 생생경제를 제작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책의 편집이 참 독특하다. 자신의 얘기만 쓴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얘기만 쓴 것도 아니고 박웅현, 정혜신, 정재찬, 문유석, 송호근…. 사회에서 야무지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책에 실으면서 50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집중해 조명하고 있다. 30대인 저자의 생각과 느낌도 진솔하게 책 속에 녹아 있다. 30대인 김혜민 작가는 두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면서 책까지 쓰다니 일하는 엄마인 나도 놀랄 지경이다. 김혜민 작가는 자신을 “말이 많다, 산만하다, 시끄럽다,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라고 표현한다. 만나지 않아도 작자가 얼마나 친근감 있고 밝은 사람인지 짐작이 간다.

 책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사람은 TBWA KOREA 크리에이티브 대표 박웅현이다. 그는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50대가 30대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사소함은 인생의 본질을 뜻한다. 박웅현 대표는 “사소함을 주목하는 데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사소하게 부는 봄바람에도 40대보다 50대에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는 박 대표! 참 일상을 소중하게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는 나로 하여금 다가올 새봄에 대한 기대도 한껏 안겨줬다. 또한 그는 “행복할 준비 가운데 가장 사소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는 가족과의 대화”를 꼽는다. 행복에 대해 묻는 이들을 향해 젊을 때부터 아이들과 잘 놀라고 조언한다. 그게 노후준비라고 말하며 사소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에 투자하는 게 노후준비라고 거듭 강조한다. 또한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소함의 기쁨을 자꾸 찾아내고 감동받아야 한다는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소중해지고 소소한 나의 일상이 자꾸 좋아진다. 그래서 자꾸 마음과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늘 만나는 일상의 소중함! 비범보다 평범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

 나에게 나이 50에 대해 묻는다면 나의 책상 앞에 붙여놓고 자주 읽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시로 화답하고 싶다.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 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중략

살아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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