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1:00 (목)
삶의 의미 찾는 길에 `나의 답`을 발견했어요
삶의 의미 찾는 길에 `나의 답`을 발견했어요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2.1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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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산상수훈` 보던 날
영화 `산상수훈` 토크시사회에서 대해 스님과 배우 백서빈이 인사를 하고 있다.
영화 `산상수훈` 토크시사회에서 대해 스님과 배우 백서빈이 인사를 하고 있다.

문양수 대청고 교장 "청소년 자존감 높이는 계기가 되길"
심수용 학생 "천국ㆍ지옥 연연하지 않고 살겠다"

 △스님이 기독교 영화를 만들었다고?

 반짝이는 십자가 귀걸이를 차고 알록달록 영롱한 색에 반해 염주를 차고 다녔지만 교회를 갈지 절에 갈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미국 CNN과 영국 BBC에 수차례 거론됐고, 지난해 10월 평화회담이 개최됐던 크림반도 얄타에서 `황금평화상`까지 수상했다. 지난해 12월 7일 산상수훈이 개봉하고 해가 바뀌었지만 세계는 여전히 떠들썩하다. 세계가 열광하는 성경 영화, 궁금한 마음에 지난 12일 극장을 찾았다. 이날은 김해 대청고등학교에서 산상수훈 단체관람을 하러 왔던 터라 극장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가득 찼다.

 기독교도 아니고 불교도 아니다. 무교다. 영화를 보기 전 산상수훈(山上垂訓 Sermon on the Mount)이 뜻하는 의미를 찾아봤다. 산 위에서 내린 교훈이라는 뜻으로 `신약성서` 마태복음 5~7장에 실린 예수의 설교라 한다. 성경은 문외한이라 여러 가지 설명 중 한자와 영어를 그대로 풀이한 뜻이 가장 쉬웠다.

 영화를 얼마동안 봤을까? 분명 배우들은 한국말을 하지만 배우들이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를 쫓아가기 바빴다. 국내 영화를 보면서 소위 `짱구`를 이렇게 까지 굴러야 됐던 적이 또 있었던가? 산상수훈은 배우들의 대화로 줄거리가 전개되는 형식이다. 보는 내내 그 말뜻을 이해하기 위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곱씹었다. 종교인이라면 달랐을까? 살면서 한 번도 내뱉어 보지 않았던 단어와 고민들, 대사에 등장하는 성경 구절이 머리를 조여 왔다.

영화 `산상수훈` 스틸컷.
영화 `산상수훈` 스틸컷.

△선악과는 무엇인가?

 `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들었을까?`, `하나님은 왜 먹는 걸로 각본을 만들었지?`, `왜 선악과를 만들어서 따먹게 했지?` 주인공인 도윤의 친구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리가 아플 때 쯤이면 도윤은 늘 관객들에게 해답을 주는 것 같았다. 인간은 선과 악이 크고 작던 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살 돼, 아무것도 결정지을 수 없다. 결정지어 버리면 또 하나의 색깔이 형성돼 하나가 되지 않는다. 열매를 먹으면 죽는 다는 건, 하나님의 무한하고 전지전능한 능력이 사라지고 자신이 결정한 것을 고정지어 작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사람은 선인, 저 사람은 악인으로 고정 짓지 말라는 것이다. 선악과는 결국 하나님을 확실하게 알게 해주는 매개체와 같다. 선악과를 따먹고 나니까 죄인도 되고 능력도 없고 온전하지 못하게 된다. 완전한 인간이 되니까 인간은 힘이 없다는 걸 깨닫고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능력을 찾게 된다. 자신이 스스로 불완전하고 모자라다는 것을 인식해야 완전한 것을 얻으려 한다. 결국 선악과를 만든 하나님은 인간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한 것이다! 고구마를 삼킨 듯 답답했던 마음이 뚫린 기분이었다.

 △현상에 속아 본질을 못 본다고?

 금 자체가 생명의 나무라고 한다면 금으로 만든 반지, 목걸이, 시계와 같은 것들은 다 선악의 나무다. 이 금목걸이가 자신을 금목걸이라 하지 않고 금이라 한다면, 그건 바로 선악과를 따먹지 않은 것이고 이 금목걸이가 자신의 본체인 금인 줄 모르고 껍데기인 금목걸이라 한다면, 선악과를 따먹은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모양으로 고정되지 않고 자기 자신이 금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본체는 금이고 하나님이다. 우리가 하는 행위가 선악의 나무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 죄가 사해진다? 그럼 천국 간다?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고 죄를 지어 예수님께서 그 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죄를 사하였다.

 인류 첫 인간인 아담이 죄를 지었는데 왜 내가 죄인인가? 그리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왜 내 죄가 없어지는가? 초등학생 시절 교회 집사님이 달란트를 준다고 해서 친구 따라 동네 교회에 갔다. 그저 가짜 돈으로 맛있는 떡볶이를 먹을 수 있고 필기구와 같은 것을 구매할 수 있어 신기했다. 달란트를 받기 위해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 간다"는 말을 알아듣는 척 했던 것 같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걸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진실한 뜻을 모르기 때문에 행하지 못한 것이다. 알아도 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명확하게 그 뜻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뜻을 모르는 것이다. 예수님의 뜻을 알면 실천할 수 있다. 태초에 사람이 똑같으니까 고정지어 놓은 사고가 있으면 똑같이 복사가 되고, 또 그 죄를 없애는 방법 또한 한 사람이 알게 되니 똑같이 하면 없어진다. 예수님 한사람에 의해서 내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신대로 해야 없어진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

 하나님은 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거야? 하나님은 존재할까?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몸들이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안 된다. 살아서 선악과를 따먹으면 안 된다. 또 살아서 이 성전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천국이다. 하나의 하나님이 뜻을 두고 여러 사람에게 행하나, 그 여러 사람에게 행하는 이는 하나의 하나님이니, 우리 모두 여러 개의 한 하나님의 몸들이다. 한 하나님으로부터 여러 개의 몸들이 있으니 우리 모두가 한 하나님의 아들들이며 하나님과 나는 둘이 아니므로 우리 모두가 다 나인 것이다. 다만 선악과를 먹지 않으면 선과 악이 없는 하나로서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데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악과를 먹지 않고 하나님 아들의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형제가 한 몸이다. 어릴 적 교회에 갔을 때 나를 형제, 자매라 불렀던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제야 해답이 풀린다. `그래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한 것이다. 하나씩 퍼즐 맞추듯 풀리는 해답에 유레카를 외치게 한다.

 2시간 쯤 지났을까? 영화가 끝나고 대해 스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해 스님은 "지금 여러분이 본 영화가 어렵나요?"라며 운을 뗐다. 이어 대해스님은 "좀 어렵죠? 여러분에게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한 영화에요. 금에 관한 이야기 기억나죠? 사람들은 `다이아 수저`, `흙 수저`라는 말로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자신을 틀 안에 가두려고 하는데 사실 여러분 안에 다이아 수저가 있어요. 황금이 곧 여러분 안에 있는 다이어 수저인데 사람들은 모르고 현상만 보고 살아요. 금이 여러분의 본체고 금의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금 컵도 만들고 시계도 만들 수 있는 거죠. 여러분은 금이 항상 여러분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무엇을 하던지 간에 전지전능한 능력을 쓸 수 있어요"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대해 스님의 말씀을 끝으로 몇몇 대청고등학교 임직원들과 학생들을 만나봤다.

 단체 관람 영화로 산상수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대청고등학교장에게 물었다.

 대청고등학교장 문양수= "우리 사회가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윤리가 서지 않고 있습니다. 자아를 상실하고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생각해봤습니다. 내 자신이 바로 신과 하나님과 같다는 가르침이 청소년들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이 영화는 초등학생들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대청 고등학교 교사 임준성(32)= "성경은 영미 문학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늘 관심분야였죠. 비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인과 성경을 바라보며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국, 지옥 원죄와 같은 거요. 항상 궁금했던 점이었는데 영화를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라고 밝혔다.

 대청 고등학교 김혜인(19)= "영화를 보는 내내 어려웠어요.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되는지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정은성(18)= "저는 기독교인인데 기독교에 대해 더 통찰할 수 있었어요."

 심수용(19)=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영화를 통해 천국과 지옥이라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가도 된다는 걸 깨닫게 돼 갈증 해소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현상들은 모두 본질의 특성에 의해 나타난다. 산상수훈은 본질과 현상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오랫동안 묶여 있던 의문들을 풀고 본질을 회복하게 하는 영화다. 기자는 영화를 30%는 이해했을까? 한 가지 확실한건 모든 개인은 소중한 존재이고 내안에 내재돼 있는 힘은 무궁무진하다.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기자의 인생 좌우명이다. 영화는 어려웠지만 결국 영화가 주는 교훈과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산상수훈을 보고 다시 한 번 느꼈다. `정말 잘 하고 있어.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야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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