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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사금 못 내 63년 만에 고교 졸업했어요
월사금 못 내 63년 만에 고교 졸업했어요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02.1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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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거주 85세 임연생 씨 함양제일고 졸업장 받아 자수성가 후 모교 찾아
미국령 괌에 거주하고 있는 임연생 씨가 지난 14일 함양제일고에서 63년 만에 감격의 졸업장을 받았다.
미국령 괌에 거주하고 있는 임연생 씨가 지난 14일 함양제일고에서 63년 만에 감격의 졸업장을 받았다.

 밀린 월사금(수업료) 때문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던 임연생 씨(85ㆍ괌 거주)가 63년 만에 감격의 졸업장을 받았다.

 함양제일고등학교는 지난 15일 졸업생 156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67회 졸업장 수여식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함양제일고에 따르면, 졸업식에 앞서 지난 14일 농업과 4회 졸업생 임씨가 교장실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임씨는 1956년 2월 졸업했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워 내지 못한 월사금 때문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현재 미국 괌에 거주하고 있는 임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과 베트남 등에서 건설 관련 사업으로 자수성가했다.

 하지만, 임씨는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것이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평생 안타까운 마음으로 살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에 예일대학을 수석 졸업한 손자가 임씨를 존경하는 인물로 거론해 조부의 최종 졸업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하자, 임씨는 63년 전 졸업식을 떠올리게 됐다.

 임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해 겨울, 모교를 방문해 안타까운 옛 사연을 전했고, 이호대 교장은 제67회 졸업식에서 그 시절 받지 못한 졸업장을 수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임씨는 지난 14일 63년 만에 감격의 고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임연생 씨는 “어려웠던 시절을 극복하고 괌으로 이민을 가 잘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이런 기회를 준 모교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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