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경남 패싱’에 도민들 뿔났다
동남권 신공항, ‘경남 패싱’에 도민들 뿔났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2.1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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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문 대통령 “김해공항 총리실 검증”

부산은 가덕도 재추진으로 떠들썩


입지 대해 입 다문 경남 우려돼

가덕도는 상식적으로 가능성 낮아

소음 문제 해결하고 원점 재검토

정치적 이익에 좌우돼선 안 돼



 지난 13일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총리실 검증’이란 한마디에 “부산시 관계자는 큰 선물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16년 경제성 등 용역심사 결과 부적합으로 판명돼 백지화됐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시사했다. 이어 곧바로 과거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던 대구ㆍ경북지역에 대구통합공항을 짓는 계획(안)도 떠올랐다.

 TK 반발을 우려해서다. 그렇다면 경남도는 어디쯤에 있을까. 판도라상자가 열렸지만 ‘경남 패싱’ 그 자체다. 이를 두고 “경남도는 부산 산하기관이 아닌데 스탠스가 문제”란 한 도의원은 경남도지사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주장에 앞서 “경남도는 신공항 입지여부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민심을 읽지 않은 것에 반발한 것이다. 부지기수인 지난 사례도 그렇지만 백년대계여야 할 공항과 항만건설은 입지요건이 기본이다. 때문에 용역을 통해 적지여부를 가리는 게 순서이고 원칙이다. 2016년 용역결과도 가덕도보다 밀양이 적격이란 것을 근거로 한다.

 영남권 신공항은 영남 지역의 오랜 현안이었다. 신공항을 놓고 가덕도를 주장하는 부산과 밀양을 선호한 경남북 대구ㆍ울산 등 영남권 4개 광역단체는 10년 논란 끝에 지난 2016년 6월 현재 김해공항 활주로를 확장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경남북 대구ㆍ울산(밀양) 대 부산(가덕도) 간 대결을 TK 대 PK로 쌈을 지어 해결하려는 것은 ‘경남민심 패싱’과 다를 바 없다. 때문에 경남도에 ‘경남’이 없다고 한다. 눈을 씻고 다시 들여다봐도 그런 것으로 비친다. 도민들은 그래서 뿔났다. PK(부산ㆍ울산ㆍ경남)에 묶이길 싫어한다. 부산만 보일 뿐 경남은 없다는 것은 부ㆍ울ㆍ경을 통칭하는 동남권 공동발전론도 마찬가지다. 도지사를 넘어서려는 듯, 정치성을 띤 지사일수록 더했다. 2018년 6ㆍ13 지방선거를 통해 부ㆍ울ㆍ경에서 민주당 출신 광약단체장이 당선된 이후, 취임도 전에 모임을 갖고 불을 지폈고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시나리오가 존재하는 듯, 김해신공항 백지화 주장도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6ㆍ13 지방선거 결과, 부ㆍ울ㆍ경 민주당 출신단체장 선출→ 취임 전, 부ㆍ울ㆍ경 단체장 회동, 공항 논의→ 취임 후, 비공식기구인 검증위원회 구성→ 김해신공항 백지화, 총리실 검증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 울산시가 김해신공항 추진이 옳은 듯 반응을 보이자 부산시장은 다급한 듯 ‘울산 빼고’라는 등 분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만큼, 부산을 제외하고는 지리적 여건이나 접근성 면에서 적지가 아니란 반증이다.

 공항안전과 소음문제는 누가 주장해도 옳은 말이다. 이를 빌미로 김해공항 백지화가 총리실검증에 이어 가덕도 재추진으로 ‘가는 문’인 듯 주장하지만 적지를 따진다면 가덕도 재추진은 난센스다. 현 정권의 실세인 부ㆍ울ㆍ경 단체장이 주장하는 김해공항 백지화가 받아들여진다 해도 가덕도 재추진은 최선도 아니고 차선책도 아니다. 판도라 상자인 공항문제는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감사를 통해 그 원인을 밝히고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때문에 감사원 감사청구를 통해 실체를 밝히는 게 옳다.

 당시 선정평가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사업비, 공항운영, 성장 가능성, 접근성 등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결과를 내놓았다. ADPi가 당시 내놓은 최종점수는 김해공항 확장(881점)이 밀양(683점), 가덕도(580점)를 앞섰다. 가령 소음대책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를 뒤집을 수 없는 큰 점수 차이다. 여기에 밀양에조차 100점 이상 뒤져 김해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된다 해도 가덕도 재추진은 부산의 주장일 뿐 상식적 판단으로는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정부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뒤집고 ‘김해공항 백지화 및 가덕도 재추진’에 힘을 실어줄 타당성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경남도민들은 백년대계여야 할 공항 등 국가 기간시설의 적지(경남) 패싱에 뿔났다. 그것도 경남도가 부산의 산하기관 마냥, 백지화는 주장하면서 입지에 대해 입을 닫아 더 분노하고 있다.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들이 합의한 사안을 두고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부ㆍ울ㆍ경 단체장들이 판을 깨겠다고 하면 누가 봐도 이상하다. 경남 일부 지역이 김해공항 백지화를 주장하는 만큼, 부산도 가덕도재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통 아니다. 때문에 단체장과는 다른 울산ㆍ경남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wag the dog’, 동남권의 관문공항이 정치적 이익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즉, 본말이 전도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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