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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해 공시 열풍 잠재워야
일자리 창출해 공시 열풍 잠재워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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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공시 열풍이 외신에 크게 보도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6일 자 3면 머리기사로 “미 최고 명문 하버드대 입시보다 한국의 공시 경쟁이 더 치열하다”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느려지고 수출주도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젊은이들이 경기침체 여파를 받지 않는 안정된 공직에 몰린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공무원 응시생은 4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5천여 명을 최종 선발한 공시에 지원한 사람은 20만 명으로 합격률은 2.4%에 불과하다. 하버드대 지원자 합격률이 4.95%였으니 한국의 공시합격률이 명문 하버드대 합격률보다 높다는 것에 놀라 외신에서 특종으로 다룬 것 같다.

 요즘 9급 행정직이나 경찰직,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가문의 영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직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마치 이조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입신양명의 유일한 통로가 과거급제였던 이조시대의 문과대과 시험 최종합격자 수는 고작 33명이었다. 과거제도가 낳은 장점은 좋은 인재를 공정하게 공시로 발탁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단점도 많았다. 실사구시의 외면으로 상공업 발달을 지체시켜 국부창출에 실패했으며, 파벌주의 만연과 관존민비사상이 지배하는 권위주의 사회를 만들었다.

 필자가 공직에 입문할 70년대 초엔 9급(당시 5급을류)행정직과 경찰직, 소방직, 초등학교 교원은 제대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다. 박봉에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공직은 젊은이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직장이 아니었다. 다만 특별히 머리 좋은 젊은이들이 응시하는 사시, 행시와 검찰 사무직, 법원서기직, 세무직 등을 제외하고는 공직 입문을 꺼렸다. 그런데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부는 공시열풍은 정상이 아니다. 지금의 공시열풍은 경기침체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더 이상 공직열풍을 방관했다가는 우리의 미래는 암담해질 것이다. 이상과열로 치닫고 있는 공시열풍을 잠재울 근본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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