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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기 건설 시급하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기 건설 시급하다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9.0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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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렬 지방자치 국장대우
박성렬 지방자치 국장대우

남해군과 전남 여수시를 연결하는 이른바 `한려해저터널` 건설 사업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주목도가 뜨겁다.

 지난달 말 정부가 24조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와 전남도 양측 모두에서 사업의 우선순위에 밀려 최종 반영에는 실패하는 등 여전히 사업 추진에 난항을 빚고 있으나 최근 남해군과 여수시 양 지역의 우호적인 여론은 물론이고 전남도와 경남도가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어 양 지역민들에게는 희미하나마 희망의 빛줄기가 되고 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사업은 그간 국가균형발전과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건설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으나 낮은 경제성(B/C)에 발목 잡혀 지금까지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신세를 면치 못해 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지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주장을 반복해 왔으나 현실적으로 낮은 경제성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다시 짚어보자면 이 사업은 단순히 현재 눈에 보이는 경제적 논리로만 따질 사업은 아니다.

 그간 이 사업의 당위성을 뒷받침해 온 주장들을 살펴보면 전언한 국가균형발전과 영호남 화합의 상징적 측면도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 사업이 반드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논리들이 남해군과 여수시 사이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보완되는 추세에 놓여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논리에서만 접근해 보면 지난 2017년 기준 여수시를 찾은 관광객은 1천300만 명을 넘어섰고 남해군은 연간 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현재 양 지역을 왕래하기 위해서는 지척에 있는 바닷길로 가면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을 1시간 30분이 넘는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양 지역의 길을 잇는 해저터널이 개통될 경우 10~15분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여서 현재 양 지역으로 나눠진 관광지를 연계해 사실상 남해안 관광벨트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여건이다. 또 여수 KTX와 여수공항, 크루즈 기항이 가능한 여수항 등 남해군이 현실적으로 갖추기 힘든 육상, 해상, 항공 등 모든 교통 인프라와의 연계도 가능해 여수와 남해가 동일 관광권으로 묶이게 돼 발생할 수 있는 기대 효과도 있다. 또 양 지역이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저터널이 개통될 경우 현재의 낮은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해저터널이 개통돼 양 지역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갖춰지게 될 경우 낙후된 남해군 서면 지역의 소규모 배후 산단 조성 또한 가능할 수 있고, 임해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산업체 유치도 가능해진다는 것. 이뿐 아니라 현재 양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가는 지역 성장 전략의 구상도 가능하다.

 앞서 관광객 수치를 인용했지만 남해~여수가 해저터널로 이어지게 되면 여수와 순천, 광양, 하동과 남해, 사천 등 연접한 6개 영ㆍ호남 시군이 사실상 단일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전체 인구 100만 명에 가까운 대규모 단일 생활권이 연결돼 양 지역의 인구나 물류,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관광 분야 외 이 사업의 당위성을 보충하는 논리 중 하나다.

 지난달 15일 열린 시장ㆍ군수 정책회의에서 장충남 남해군수는 앞서 언급한 논리를 들어 영호남 지역 단체장들의 협력과 협조를 구한 바 있다. 특히 여수시와는 민선 7기 출범 초반부터 이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공동 추진을 맹약(盟約)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영ㆍ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에서 전남도 김영록 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 사업을 양 지역의 공동사업으로 채택하는 등 사업 추진의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현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 강화 등의 정책 기조가 이어진다면 이 사업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사업에 사실상 가장 잘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재임 시절에도 크게 관심을 가졌던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장충남 남해군수가 이 같은 대내외적 여건을 기반으로 해저터널 건설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장충남 남해군수 혼자만의 힘으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높고 험하다. 이미 사업 추진의 강한 공감대가 형성된 여수시와 공동으로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필두로 정부를 설득해 나가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또 필요하다면 이 사업 추진에 공감하는 양 지역 주민들의 힘을 모아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정부에 전달할 필요도 있다.

 양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결집된 힘을 기반으로 "쇠뿔도 단김에 뺀다"는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시쳇말로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한려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강한 지지여론이 형성되고 전남도와 경남도가 이 사업에 공동으로 관심을 갖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생긴 이른바 `물 들어오는 시점`이다.

 장충남 남해군수와 남해군, 경남도와 전남도, 여수시, 지역의 정치인들은 반드시 이 시기, 이 사업이 가시적인 실현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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