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병(心病) -②

豪釐有差天地懸隔
(호리유차천지현격)

　자신이 한도인(閑道人)이라고 하면서 털끝만큼이라도 중생심으로 차별 분별하는 마음이 있다면 한도인(閑道人)과는 아주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진여의 지혜는 자신이 자신을 속이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지 자신이 자신을 속인다고 하는 것은 아주 큰 허물이지만 남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누군가를 속이려고 하면 자신이 중생(衆生)이 되는 것이고 속이지 않으면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천지(天地)와 같이 구분된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대상경계와 짝하지 말고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의심즉차(擬心卽差)와 동념즉괴(動念卽乖)라고 다시 설명하고 있다.

‚„호리(毫釐): 아주 작은 것. 여기에서 아주 작다고 한 것은 미세한 망념(妄念)도 있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지식인지 지혜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천지(天地): 하늘과 땅이라는 말이지만 지식으로 살아가는 것과 지혜로 살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지혜와 지식을 구분하지 못하고 진여의 지혜를 구분하지 못하면 불법(佛法)을 수행하는 수행자가 아니고 현자(賢者)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수행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