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지 못하는 사법부
신뢰받지 못하는 사법부
  • 공윤권
  • 승인 2019.02.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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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권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장
공윤권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장

기원전 6세기경 이집트 황제였던 캄비세스 2세는 스스로 파라오의 자리에 올라 당시 에티오피아와 아몬의 오아시스, 카르타고까지 점령했던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되고 있다.

 이 위대한 왕은 일명 ‘캄비세스 왕의 재판’으로 불리는 제라드 다비드의 그림으로 2천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데 죄에 대한 형벌이 가혹한 왕으로 유명했으며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청렴해야 할 재판관의 비리에 대해서는 더욱 엄한 형벌을 내렸다.


 당시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이 뇌물을 받고 부정한 판결을 내린 일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캄비세스 황제는 너무나 격분해 산채로 시삼네스를 묶어놓고 온몸의 가죽을 벗겨내는 형벌을 내렸고 그 가죽을 의자 위에 얹혀 시삼네스의 아들을 앉게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다른 재판관들이 쳐다보게 해 경종을 울렸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잔인한 형벌이었던 이 장면은 다비드의 그림으로 묘사돼 브뤼헤 시청사의 정의의 홀에 전시돼 있으며 오늘날까지 법관의 정의로움에 대한 상징적인 그림으로 남아 있다.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문제는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2천500년 전 시삼네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직까지도 국내외에서 부패하고 공정하지 못한 법관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너무나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이 거의 매일 사법농단이라는 이름의 사법부 부패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개됐으며 그를 정점으로 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마치 조폭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법부의 부패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이후 7개월 동안 다양한 혐의가 발견됐다.

 과연 캄비세스 황제였다면 현재의 대한민국 사법농단 사태를 어떻게 처리했을지 궁금하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수사가 정점을 향해가는 현시점에서 논란이 될만한 판결이 최근 있었다. 바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관련 사건에 대한 1심 선고이다.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댓글조작에 의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판사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고 현직 도지사임에도 불구하고 재판 직후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물론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 하고 재판 결과가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수긍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판결과 관련해서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만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가려진 진실은 대체로 합리적 의심을 통해 밝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컴퓨터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부분이다.

 이 혐의로 지난 23년 동안 징역형을 받은 전례가 없다. 김경수 도지사가 2년 징역형을 받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볼 수 있다. 드루킹의 댓글조작에 김경수 도지사가 공모해 네이버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인데 추측에 의존할 뿐 증거가 불명확하다.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에 어긋난다. 피해당사자인 네이버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두 번째 혐의인 공직선거법에 대해서는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7년 말 김경수 도지사가 드루킹에게 센다이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내용인데 그 당시 김경수 국회의원은 도지사 출마 전이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도 전에 도와달라고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것인데 2018년 3월 말경 최종 출마 결정이 이루어진 것에 비하면 지나친 확대해석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340만 경남도민의 투표로 당선된 현직 도지사에 대한 구속은 과도하다.

 우리나라는 3권 분립의 민주주의 국가다. 대한민국 헌법은 3권 분립에 입각해 입법권은 국회에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헌법에 기초한 3권 분립의 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행정부가 대통령의 절대 권력을 바탕으로 사법부를 공격한다든지 국회가 입법의 권력으로 사법부를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사법농단의 경우는 예가 다르다. 외부 공격에 의한 3권 분립의 붕괴가 아니라 내부 부패에 의한 붕괴에 해당한다. 스스로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부패에 의해 본인의 역할을 저 버린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다.

 오히려 3권 분립을 방패막이로 본인들의 먹이를 찾기 위해 또아리 틀고 있는 방울뱀과 같다면 이는 창세기의 사탄으로 봐도 무방하다.

 사법농단 세력의 반격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법부의 반격에 의해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유스티치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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