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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대우조선 합병 ‘시너지 크다’
현대중-대우조선 합병 ‘시너지 크다’
  • 박재근ㆍ한상균 기자
  • 승인 2019.02.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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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각자 경쟁력 유지 LNG 시장 독점적 지위 조선업계 부활 ‘청신호’
수주잔량 세계 1, 2위인 현대중공업(왼쪽 사진)과 대우조선해양의 M&A로 조선업계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주잔량 세계 1, 2위인 현대중공업(왼쪽 사진)과 대우조선해양의 M&A로 조선업계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주잔량 세계 1, 2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경남경제의 한 축인 조선업계의 부활도 기대된다.

 원자재 공동구매, 선박 공동설계, 공동 영업 등이 이뤄질 경우, 독립체제로 운영되지만 양사의 운용 효율성은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대규모 인력감축의 불가피성도 거론되는 등 구조조정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성봉 경남도 산업혁신국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사되면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재료비 절감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원가절감 및 수주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통합 시너지가 극대화하면 조선업계도 ‘봄’이 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조선업계 독보적 1위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부문에서 확실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신설될 조선합작법인을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어느 일방이 다른 일방을 흡수 또는 통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회사가 각자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각사의 몸값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게 우선이지, 구조정에 따른 인력감축 등은 현재까지 검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기존 현대중공업을 중간 지주사 겸 상장사인 조선통합법인과 사업법인으로 물적 분할하고, 중간 지주사가 대우조선과 기존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안을 산업은행과 합의했다.

 양사의 합병은 ‘매머드급’으로 커진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1천114만 5천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ㆍ점유율 13.9%)로 세계 1위다. 2위인 대우조선해양 584만 4천CGT(7.3%)를 합치면 총 수주잔량은 1천698만 9천CGT(21.2%)에 이른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525만 3천CGT(6.6%) 대비 3배, 5위 삼성중공업(4723CGT)보다 4배나 많은 것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 수는 현대중공업(11개), 대우조선(5개) 등 총 16개로 급증한다. 특히 국내 조선업이 싹쓸이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에선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이어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기술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을 앞선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라면서 “강화된 환경 규제로 향후 LNG선 수주가 늘게 되면, 양사는 앞선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여부가 쟁점이다. 당장 양사 노조는 “인수ㆍ합병(M&A)이 이뤄지면 중복 업무 및 설비 감축 차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동반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노조의 반발을 감안해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이 동반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곧바로 합병되는 것이 아니라 그룹 내 대등한 계열사로 존속, 독립체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아래 신설되는 중간지주사 ‘조선통합법인(가칭)’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또 인력에 비해 보유한 일감(수주 잔량)도 많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이번 M&A와 관련해 “양사(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의 수주능력이 풀인 상태”란 결과다. 두 회사의 인력ㆍ시설을 총동원해야 인도일을 맞출 정도로 수주량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수주잔량은 1천114만CGT(선박의 무게ㆍ부가가치ㆍ작업 난도 등을 고려한 환산 톤수), 대우조선은 584만CGT다.

 구조조정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진단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지난 2015년 구조조정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은 2014년 2만 8천291명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만 4천971명으로 줄었고, 대우조선도 자구계획에 따라 같은 기간 임직원을 약 4천명(1만 3천602→9천933명) 감축했다. 산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숙련된 인력 유치와 고용 유지가 중요한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상당 부분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단계인 데다 수주 물량도 확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필요성이 없다”며 “생산성 향상과 적정가에 수주가 팩트다”고 말했다.

 합병 이후, 조선업계의 전망은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 주식을 현물출자 받는 대신 조선통합법인을 통해 상환전환우선주(1조 2천500억 원)와 보통주 600만 9천570주를 발행하고, 대우조선에는 1조 2천500억 원을 포함한 총 1조 5천억 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키로 했다. 실제 지출하는 현금이 2천500억 원에 그친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유동성을 위해 오는 2021년 말까지 추가로 1조 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단서에도 합의했다. 재무 부담이 커질 불씨도 있지만 인수 이후 구조조정 등 본격화와 업황 회복으로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합병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현금성자산 1조 5천억 원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등 재무 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과 원자재 공동구매, 선박 공동설계, 공동 영업 등이 이뤄질 경우, 운용 효율성은 매우 높아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에 따른 인수자의 재무부담이 커질 수도 있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다지기 위한 필수 절차인 만큼, 향후 우리나라 조선업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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