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9:15 (목)
우리 곁에 있는 명의들
우리 곁에 있는 명의들
  • 진재춘
  • 승인 2019.01.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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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춘 (예)육군중령ㆍ칼럼니스트
진재춘 (예)육군중령ㆍ칼럼니스트

최근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한 고(故) 임세원 교수의 명복을 다시 한번 애도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었던 그의 안타까운 죽음과 빈번히 터지는 의료진 폭행 사건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국가적인 큰 손실임을 명심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최근 건강에 이상을 느껴 검사한 결과 직업군인이었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심각해 입원 치료를 받게 됐고 그동안 의료진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선입관이 얼마나 잘못됐나를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과 감독,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와 소통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모두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해 보고 병원 생활을 통해 개선됐으면 하는 점을 살펴봤다.

 첫째, 본인이 경험한 의료진들은 모두 다 자기 업무에 사명감을 가진 프로들이었다. 의료진 모두는 환자들의 고통과 불평, 불만 등을 변함없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응급상황에 대비하며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극한의 직업이었다. 야간응급실 근무상황은 군인이었던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군대 당직상황실 근무보다 더 긴장감이 흐르는 곳이었다. 피를 흘리는 환자, 갓난아기들의 고통 소리, 금방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환자, 술에 취한 환자, 순서를 참지 못하는 고압적인 환자 등 여러 유형의 환자들 속에서 돌발 상황과 폭언, 폭행의 위험이 항상 내재돼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처럼 의료진들은 환자들만 생각하며 연속되는 과중한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버티고 있었다.

 둘째, 환자는 의료진들을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치료를 받으러 온 일부 환자들은 `의사란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해서 돈만 밝히는 집단`으로 인식하거나, 지방 중소병원의 의료수준이 높으면 얼마나 높겠냐는 생각으로 의사의 지시를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한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과 천재적인 의술에 의해 극적인 호전을 기대하는 것은 `허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현실에서는 의료시스템이 명의를 탄생시킨다고 여겨진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질환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 의사의 지시에 따라 빈틈없이 세심하게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 음식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환자의 건강을 북돋울 수 있는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리사들, 이들 모두가 명의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들임을 명심하고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픈 나를 살릴 수 있는 명의가 우리 곁에 있어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는 것은 대형 종합병원이나 수도권 병원만을 선호하고 내 곁에 있는 의료진과 의료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나쁜 선입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당장 버리고 관심과 사랑, 신뢰를 바탕으로 사기를 북돋아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자. 끝으로 병마와 싸우는 수많은 환우 여러분들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그동안 최선을 다해 치료해준 김해 K 종합병원과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명의들에게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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