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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경제 재도약 밑거름 제대로 깐다
경남 경제 재도약 밑거름 제대로 깐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1.2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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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도지사 1호 공약 실질적 교통복지 실현
연계교통망 확보 관건 지역경제 회복 마중물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를 포함한 24조 1천억 원 규모의 23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이로써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호 공약이자 350만 도민의 염원이었던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김 지사 취임 7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추진되게 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남부내륙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확정을 350만 도민과 함께 환영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드린다"면서 "경남 전체의 종합발전계획인 그랜드비전을 빠른 시일 내에 수립해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경남 경제 재도약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부내륙철도 추진과 전망 파급효과 들을 살펴본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사업 추진 경과= 남부내륙철도건설사업은 53년 전인 1966년 `김삼선`으로 불린 경북 김천∼경남 삼천포 간 철도 기공식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회의적인 경제성 평가와 재원 조달 등 어려움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이 사업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고, 2013년에는 사전조사 용역,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이 재추진되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3년 4개월간 국가재정사업 예타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나왔다. B/C가 1.0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다는 논리에 밀려 국가재정사업 추진이 다시 좌절됐다.

 그러다가 김경수 도지사가 취임하고 이 사업을 예타 면제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 등에 고용ㆍ산업위기지역 경제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부경남KTX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당위성을 지속해서 설명했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남도와 지역 국회의원, 도의회, 시ㆍ군, 시민단체 등도 한마음으로 서부경남KTX 조기 착공 열망을 표출했다. 민간ㆍ지역상공인 중심의 범도민추진협의회와 100인 위원회 등을 구성해 서부경남KTX 조기 착공 촉구 집회를 열고 성명ㆍ건의서를 중앙부처에 전달했다.

 이러한 민관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고용ㆍ산업위기지역인 통영과 거제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 사업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이어 같은 달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ㆍ물류 기반, 전략산업 등 공공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예타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예타 면제 확정 의미와 파급효과=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및 정부 재정사업 결정은 경남의 발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의 철학에 맞게 대형 SOC사업에 경제성 논리가 아닌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점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도서비스가 없는 지역에 실질적 교통복지가 실현돼 지역주민의 복지증진 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가져올 파급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먼저, 수도권(서울)과 남해안(거제ㆍ창원)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교통망 확충으로, 항공ㆍ나노국가산단, 항노화 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ㆍ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선ㆍ자동차 등 경기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규모 SOC 사업 추진으로 건설업계를 비롯해 지역경제 회복의 마중물로서 8만 개의 일자리와 10조 원의 생산 유발효과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 서울, 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관광 패턴을 남해안의 자연경관과 지리산 중심의 항노화 산업을 연계하는 체류형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경남 방문객 1천만 명 시대를 견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는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시발점으로, 경부고속철도와 중부내륙선으로 연결돼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을 잇는 교통과 물류의 동북아시아 첫 관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빨대ㆍ패싱 현상 우려= 철도가 지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제ㆍ관광개발 계획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나노국가산단, 항노화 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기반 조성을 서두르고 관광, 예술, 레저 등 연계산업을 발전시켜 경남의 `그랜드 비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완성되면 서부경남 지역 교통 편의와 산업 경쟁력 제고가 예상되지만, 수도권 집중이 가속하는 `빨대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매력적인 관광지가 있더라도 서부경남KTX 개통으로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한 통영이나 거제 등으로 관광객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노선이 통과하는 지역과 인근 지역으로 이동시간이 단축되며 교육, 의료, 문화, 의류 등이 서울로 흡수될 수도 있다.

 경남발전연구원 마상열 박사는 "관광이나 산업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이런 곳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는 연계 교통망 확보가 핵심"이라며 "충분한 사전조사와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고속열차 역과 역 사이에 있는 지역엔 사람들이 더 몰리지 않는 패싱 현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자체별로 어느 정도 기능과 역할을 분담해서 관련 인프라를 설치하고 연계 도로망을 확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추진 계획=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까지 172㎞ 구간 건설에 4조 7천억 원 예산이 투입되며, 오는 2022년에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될 계획이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의 심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보고 등 행정적 절차와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하게 된다.

 경남도는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한 관광ㆍ레저ㆍ힐링산업 및 역세권, 연계 교통망 등을 포함하는 경남 전체의 발전 그랜드 비전을 빠른 시일 내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서부개발국 아래 `남부내륙고속철도 추진단`을 즉각 신설해 조기 착공과 역세권 개발, 연계 교통망 확충, 설계 및 인허가 지원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경제발전 기대 속 노선ㆍ역 위치 놓고 지역 갈등 우려= 경남도는 올해 상반기에 서부경남KTX 추진단을 신설하고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한다.

 서부경남지역 관광ㆍ레저ㆍ힐링산업과 역세권 개발, 연계 교통망 확충 등을 포함해 서부경남KTX 건설에 따른 경남 전체의 발전종합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부경남KTX 추진 과정에서 철도 노선과 역위치, 역 명칭 등을 둘러싼 지역 갈등도 우려된다.

 사천시 민간단체는 지난해부터 서부경남KTX 노선에 동북아 물류 허브 기능인 삼천포항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철도 노선이 지나지 않거나 역이 들어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서부경남KTX 예타 면제라는 쾌거가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지역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해 갈등요인을 사전에 풀어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 높여 경제 활성화= 도내 시군의 표정도 밝다. 거제시는 남부내륙철도가 시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객 유입, 물류 개선 등 여러 가지 부가가치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거제시는 세계 2ㆍ3위 조선소가 있는 세계적인 조선산업 중심지면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국내 굴지의 관광지다.

 그러나 항공편이 없고 고속도로도 인근 통영시까지만 연결돼 서울ㆍ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나쁘다. 수도권에서 논스톱으로 거제시로 오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서부경남KTX는 이런 불리함을 단번에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조선산업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관광산업의 경우 인근 통영시가 2015년 말 대전∼통영 고속도로 개통 후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점을 고려하면 거제시도 여름 휴가철에 국한하지 않고 사계절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남부내륙철도가 조기착공하고 빨리 준공하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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