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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참사 `지워지지 않는 눈물`
밀양 세종병원 참사 `지워지지 않는 눈물`
  • 장세권 기자
  • 승인 2019.01.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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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1주년 추모식 엄수 유족 80여명 등 참여 "행정 개선해달라" 호소
지난 26일 밀양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참사 1주년을 맞아 추모식이 진행됐다.
지난 26일 밀양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참사 1주년을 맞아 추모식이 진행됐다.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45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이 참사 1주년인 지난 26일 오후 2시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모식은 유족 80여 명과 밀양시, 시의회, 경남소방본부, 소방서 관계자, 종교계 인사, 자원봉사단체 협의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추모식은 국민의례, 희생자를 위한 묵념,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추도사에서 “그날의 사고는 두 번 다시는 있어선 안 될 뼈 아픈 사고였으며 살아있는 모두의 잘못이었다”며 용서를 구하고 “밀양이 울었던 그 날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엄용수 국회의원은 “이런 아픔을 어디서든 다시 겪을 수 있다는 현실이 암담하다”며 “그동안 남은 사람들이 뭘 했는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득 밀양시의회 의장은 “시민 안전을 의정활동의 최우선으로 삼고 시민이 행복한 밀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환 유족협의회 대표는 “가신 님들은 이승의 모든 세상사 다 잊고 병 없고 아픔 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기 바란다”며 “귀한 몸을 희생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귀중한 깨우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헌화에서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도했다. 딸을 잃은 한 할머니는 국화꽃을 제단에 올려놓고는 “내 딸이 어쩌다 이리됐나, 착한 내 딸이 어쩌다 이리됐나”라며 울부짖었다. 가족의 부축으로 겨우 자리로 돌아가서도 딸을 먼저 보낸 노모의 통곡은 한참 동안 이어졌다.

 추도식을 마친 후 일부 유족들은 추모식장 뒤편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보내는 형식의 회견문에서 “부실한 안전설비 등을 개선할 법안들은 국회에서 마냥 계류되고 있고, 지난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정을 바로 잡아주고 서러운 유가족들을 위로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월 26일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망 45명, 부상 147명 등의 피해를 입는 참사로 남았다. 이는 40명이 숨진 지난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이후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악의 인명피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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