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경남도는 ‘부산신항’ 명칭을 두고 대립하다 끝내는 소송까지 벌였던 아픈 전례가 있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바다가 화합이 아니라 갈등이 된 셈이다. 이번 제2부산신항 입지 결정에 있어 부산시는 ‘부산신항 명칭을 그대로 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경남도도 흔쾌히 받아 들여 합의서에 넣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제2부산신항 입지 결정 잠정합의로 진해 제덕만 일대에는 12조 7천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 부두 17선석, 피더 4선석 등 21선석과 접안시설 8.34㎞가 건설된다. 진해가 아닌 부산 가덕도로 결정됐다면 해수부는 17조 8천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 부두 24선석과 접안시설 10㎞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부산시는 18조 가까운 항만건설사업과 시너지 효과에 마음을 접고 경남에 배려한 정신을 높게 산다면 명칭 쯤은 양보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번 입지결정에는 같은 당 출신의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시장,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있어 가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의 정치적 이해 득실을 제쳐두고서라도 경남과 부산의 화합과 상생의 기틀이 마련됐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대화와 양보를 통해서 영남권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부산과 경남이 만들어 낸 상생과 화합의 정신이 그대로 부울경으로 이어져 ‘우리는 하나다’는 것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다음 주 초에 마련될 부산과 경남의 상징적 상생 행사인 ‘제2부산신항’ 입지결정 관련 업무협약식에 송철호 울산시장을 초청해 화합과 상생 분위기가 부울경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