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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쌤’으로 부르는 게 교육혁신인가
선생님을 ‘쌤’으로 부르는 게 교육혁신인가
  • 노동호
  • 승인 2019.01.2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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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꿈과 희망으로 부풀었던 새해 벽두부터 조용할 날 없는 진보교육감들의 돌출행동에 신물이 난 학부모들은 신성한 배움의 장을 교육이데올로기의 실험장으로 들쑤시지 말라는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 교육감의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꾸겠다는 빌미로 선생님 호칭을 ‘쌤’으로 바꾸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면서 선생님과 학생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지고 있다.

 원래 ‘쌤’은 경상도 아이들이 선생님을 버릇없이 부를 때 썼던 말이며 국어사전에도 ‘쌤’은 「쌤통」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돼 있는가 하면 포털 사이트 오픈사전에도 선생님을 낮춰 부르는 느낌의 단어라고 돼 있다. 이렇듯 비속어일뿐더러 존중의 마음을 담고 있지 않은 쌤은 어떤 경우라도 선생님 호칭을 대체할 수 없으며 그것은 ‘수평적 호칭’이 아니라 언어파괴이자 예절파괴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교육현장은 물론 우리 모두가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요즘 학생들의 일탈이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걱정을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 책임은 교직자에게도 있지만 무었보다 학부모님들의 무조건적 과잉보호가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몇 년 전 지인이 교육장으로 부임해 환영의 인사와 함께 고향에 오셨으니 고향의 미래를 위해 교육자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부끄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푸념을 하면서 예전 같으면 가벼운 체벌로도 통제가 가능했지만 요즘은 귀한 자식 운운하며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치고, 학생은 선생님의 애정 어린 체벌을 112에 신고하는 것을 예사로 하고, 사소한 것도 교육청의 추달이 날로 심해져 선생님들이 학생지도를 포기하고 방임하는 교육현장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선생님’이란 호칭 때문이었다는 서울시 교육청의 교육혁신 TF팀의 발상은 어디에서 나왔고, 이분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교육철학은 무엇인지, 오죽했으면 그동안 우호적 관계였던 전교조까지 반대성명을 발표한 이유를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렇게 교육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교육현장을 정치이념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가려는 행태에 대해 교육계 원로, 학부모, 종교계 등에서는 우려와 함께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선생님’ 호칭 마저 ‘쌤’으로 바꾸려는 발상은 사회주의적 교육관의 발로가 아니냐고 질타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국가 교육정책에 ‘교육’이 없다고 지적 했는가 하면 교육과학혁신 연구소에서도 매경의창 기고문을 통해 우리 공교육이 중하위권뿐 아니라 최상위권까지 무너져 버렸고 대한민국 교육은 공교육이 주도하고 사교육이 따라 오는것 같지만 실상은 사교육이 중심이고 공교육은 들러리가 된 지 오래라며 교육정책의 프레임이 ‘기회의 양적확대’를 넘어 ‘공교육의 질적 혁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그동안 ‘교육은 100년대계’라며 참교육에 관심을 가져왔고 교육은 교육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교육계에 무한 신뢰를 보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신뢰를 무시하고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교육계 원로들의 입에서 이제 스승의날도 ‘쌤의날’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진보교육감들의 돌출행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감안해 학생을 볼모로 신성한 교육현장을 설익은 교육이데올로기의 실험장으로 만들지 말고 교육수장으로서 품격을 제고하는데도 관심을 가져 교육현장의 불안을 말끔히 털어내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스승은 그림자도 밟아서 안된다”는 사도의 정신은 어제도, 오늘도, 미래도 지켜야 할 덕목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일선 선생님들의 학생지도 방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안전장치이자 교육혁신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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