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8:50 (화)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다이어리 습관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다이어리 습관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1.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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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락 사회부 기자
김용락 사회부 기자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일정을 정리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 풍미를 뿜어내는 다이어리는 `다이`하지 않는다. 매년 연초에는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다이어리 마케팅이 불을 뿜는다. 시민들은 예쁜 디자인에 홀리기도 하지만 다이어리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어리는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제품. 다이어리 이용을 생활화한 사람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것이다. 일정을 정리하다 보면 시간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 무리한 업무를 막고 효율적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24시간으로 부족했던 하루에 숨어있던 시간이 발견되기도 한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이날 뭐하지?`라 생각하는 순간은 자기관리의 시간이 된다. 또, `오늘 뭐 했지?`라 생각하며 적는 일기는 자기반성의 시간이 된다.

 연말연초 회사로 배송되거나 취재 현장에서 선물로 받은 다이어리를 정리해 보니 4개나 됐다. 3년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정리하고는 있었지만 간단한 메모를 적기엔 번거로웠던 참이었다. 탁자 위에 올려진 4개의 다이어리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해 유심히 살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서울 지하철 노선이 담긴 다이어리, 골프장 주소가 적힌 다이어리는 제외했다. 이런 게 뭐가 필요하리. 결국 남은 다이어리 2개 중 세세한 기념일이 많이 적혀있는 것을 골랐다.

 그러곤 보름이 지났다. 처음 쓰는 미숙함은 아직 떨쳐내지 못했지만 다이어리와 함께한 후로 의외의 부분에서의 변화는 금방 찾아왔다. 1월 첫 주의 일정을 정리해 적고 보니 쉬는 날인 금요일과 토요일은 비어있었다. 집에서 게임을 하고 방송을 보면서 쉬기만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캘린더 어플에 저장된 지난해 메모를 되돌아봤다. 1년 동안 친구들과 떠난 제주도 여행 외에는 놀기 위한 일정은 저장돼 있지 않았다. 애인에게 물어보니 바빠서 못 갔다고 말하지만 못내 섭섭해하는 눈치다. 다음 주에 여행 일정을 짰다.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도 먼저 여행을 가자고 말했다. 허구한 날 게임과 술자리는 같이했지만 멀리 여행 가 본 적은 손에 꼽는 친구들이다. `니가 웬일?`이라는 답변이 왔다.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며 쌍욕을 하는 친구도 있다. 서로의 일정을 맞추다 보니 3월로 정해졌다.

 일명 `다꾸`로 불리는 다이어리 꾸미기도 인기다. 관련 카페는 30만 명의 회원 수를 가지고 있다. 다꾸족들은 그들의 하루를 정성스럽게 꾸미면서 기록하고 정리한다. 아직 1월이 채 가지 않았다. 다꾸족이 되지 않더라도 작은 다이어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녀보자. 매년 다짐하긴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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