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7:45 (화)
좋은 질문의 힘
좋은 질문의 힘
  • 하성재
  • 승인 2019.01.20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하성재 소장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하성재 소장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회견 도중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의 질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김 기자의 이러한 질문에 누리꾼들은 "무례하다"는 반응과 "좌파정권 최고의 견제구"라는 등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또한 KBS의 최경영 기자는 "무슨 정책인지도 질문에는 나오지 않고, 무슨 경제가 어떻게 잘못됐다는 건지도 알 수 없고, 그러니 인과관계는 당연히 나오지 않고 이미지로만 질문하는 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을 바라보면서 `좋은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가인 소크라테스는 `참된 앎`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귀납적인 사고에서 찾았다. 그는 흔히 `산파술로 불리는 귀납적인 문답법을 통해서 개념을 규정하고 새로운 사상을 발견하며 진리를 찾도록 했다. 마치 `산파`가 산모를 도와 스스로 아이를 낳게 하듯이,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깨닫게 돕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귀납적으로 주어진 질문은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통찰력을 가지게 하며, 스스로 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도록 이끌어준다. 질문은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생들인 석가모니나 공자 그리고 예수는 질문을 배움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들의 질문은 단순 명료하면서도 전혀 일방적이지 않아서, 질문을 받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한다. 잘 다듬어진 질문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가 내면 깊이 사고(思考)하게 한다. 신선하면서도 각자의 필요에 최적화된 질문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고 동시에 배움이 일어나게 한다.

 좋은 질문은 위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개인과 개인의 대화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혹은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지게 하고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내리는 답을 가장 오랫동안 기억한다. 다른 사람이 가르쳐준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스스로 깨달은 지식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래서 질문을 던진 사람은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알려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질문에 대한 반응이 일어나기도 전에 정답을 이야기하는 자문자답(自問自答)도 문제이지만, 질문에 대한 반응의 옳고 그름을 따져서 질문자가 원했던 답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도 문제이다. 질문자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도록 질문을 던지고 지켜보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사고의 전구를 스스로 켤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 줄 때, 참 배움이 일어나고 깨달음의 재생산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해 20세기 현대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질문은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훨씬 더 많은 배움을 주기 때문이다. 질문이 가지는 힘을 잘 활용해야 한다.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들고, 위대한 대화가 시작되게 하는 질문의 힘을 십분 활용한다면, 침체에 빠져있던 대화와 관계에 생명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