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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학, 대립구도 보고 영감을 나눈다
인간-과학, 대립구도 보고 영감을 나눈다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1.1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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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우 작품 자연+인간(우리의 상황).
김광우 작품 자연+인간(우리의 상황).

클레이아크김해 돔하우스

‘인간 이후의 인간’ 기획전

10팀, 도자ㆍ조형 등 풀어내

 클레이아크 미술관 돔하우스에서 지난 11월부터 포스트 휴먼 ‘인간 이후의 인간’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총 10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도자, 조형, 미디어, 설치 미술을 현대 미술의 상상력, 타 분야와의 협업 그리고 공감각적 경험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작가들이 포스트 휴먼시대를 바라보고 그에 대처하는 비관과 낙관의 양면적이고 모순적인 입장들을 살펴봄으로써 기술혁신시대에 예술과 그것의 사회적 가치에 관한 여러 논의들을 이끌어내고자 기획됐다.

 돔하우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해골과 미사일로 보이는 김광우의 작품 ‘자연+인간’을 볼 수 있다.

 김광우는 1941년생으로 한국전쟁을 겪으며 근대적 과학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해왔는지를 지켜봐 왔고 인류와 문명 사이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이번 설치 작품에 담았다.

 미사일과 해골은 무서움과 공포를 상징하지만 김광우는 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철덩어리를 두드리고 펴서 작품을 완성했다.

 김광우는 고철의 차가운 이미지를 주방기구를 사용해 아이러니하게 풍자해 자연과 문명의 경계의 유연함을 담았다.

 신이철은 ‘어릴 적 동경했던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중년에 접어든 나처럼 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신이철은 재밌는 상상력을 더해 배 나온 로보트 태권브이를 도자로 구워냈고 ‘로보트 태권보이’라 이름 지었다. 수많은 로보트 태권보이들은 공장에서나 볼 법한 컨베이어벨트위에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신이철은 가까운 미래에 로봇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가 될 지 의문을 던졌고 애니메이션 속 정의의 상징이었던 로보트 태권브이를 현실 속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로 표현했다.

노진아 작품 ‘진화하는 신 가이아’.
노진아 작품 ‘진화하는 신 가이아’.

 

김홍진은 사회성과 집단문화에 있어서 개미가 인간과 가장 닮은 생물이라 생각했다. 어릴 적 과학탐구 시간에 항상 무언가를 들고 바삐 이동하는 개미를 보면서 김홍진은 영감을 얻었다.

 작품 속에는 개미가 지키고자 하는 10가지의 물질이 담겨 있고 그것은 옥수수와 같은 식량이 될 수도 있고 나뭇가지가 될 수도 있다. 김홍진은 포스트 휴먼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10가지는 무엇일지 묻는다.

 또한 김홍진은 낙태수술대 위의 객체와 바라보는 주체라는 설정으로 인간에게 생명경시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심준섭은 ‘기관의 순환’이라는 작품에서 가스나 수도 배관으로 사용되는 파이프들을 인체기관과 유사하게 배치하고 파이프 연결부에 스피커를 설치해 숨소리와 심장 박동 소리를 연출했다.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인 소음문제에 대해 심준섭은 소음과 소음이 아닌 것을 나누는 기준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기관의 순환’을 기획했다.

 인간은 영유아 시절 자신의 신체에서 나는 심장 소리나 숨소리를 크게 인지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그 능력을 상실한다. 심준섭은 실제와 다르게 왜곡되어 인식되는 소리가 공간의 왜곡으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밖에도 김지수&김선명, 노진아, 김준, 김과현 씨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포스트휴먼 ‘인간 이후의 인간’ 전시는 오는 3월 24일까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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