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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호칭을 쌤으로 바꾸자고?
선생님의 호칭을 쌤으로 바꾸자고?
  • 경남매일
  • 승인 2019.01.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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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교육감이 수직적 조직문화를 바꾼다고 선생님 호칭을 ‘쌤’으로 바꾸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기편인 전교조조차 반대했으니 머쓱한 꼴이 됐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면서 선생님과 학생에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교육행정 공무원에겐 과연 어떤 호칭을 사용할지 자못 궁금하다. 이번 일로 추락할 대로 추락한 교권을 바로 세우기는커녕 밑바닥으로 떨어뜨리지 않을지 걱정된다.

 민선교육수장들이 언제부터 학생인권에 그렇게 애착과 관심이 지대했는지는 모르지만 땅에 떨어진 교권확립을 위해 한 일은 전교조 살리기 외엔 별로 없어 보인다. 초중고 무상교육정책은 정부에서 이미 장기계획으로 추진한 일이니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선생님이란 호칭 때문이었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조용할 날 없는 진보교육감들의 돌출행동에 학부모들은 신물이 나 있다. 신성한 배움터를 교육이데올로기의 실험장으로 더 이상 들쑤시지 마라.

 교직에 종사하는 후배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요즘 학생들은 선생님을 우습게 보고 잘못한 행동을 지적하면 대든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단체 기합이나 가벼운 체벌로 통제했지만 귀한 자기자식 무시했다고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치고, 교육청의 추달이 심해 아예 방임한 채 내버려 두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선생님이란 호칭마저 쌤으로 바꾸겠다고 했으니 교실의 학습 분위기는 보나 마나다. 교육감의 생각이 그렇다면 교육감도 솔선수범 ‘교육쌤’으로 호칭을 바꾸는 게 어떨까.

 교육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교육현장을 정치이념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가려는 진보교육감들의 행태에 교육계 원로, 학부모, 종교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선생님 호칭마저 쌤으로 바꾸려는 생각은 사회주의적 교육관의 발로이다. 이제 스승의 날도 ‘쌤의 날’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제발 학생을 볼모로 신성한 교육현장을 설익은 교육이념의 실험장으로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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