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7:31 (금)
<양지 스님 역주서 출간>‘자신의 마음이 불심’ 확신하고 진여 지혜로 산다
<양지 스님 역주서 출간>‘자신의 마음이 불심’ 확신하고 진여 지혜로 산다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1.06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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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명’ 역주서 지난해 출간

김해 신흥사 주지 6번째 선서

내면의 불심을 확인하는 길잡이

공으로 청정하게 살아가는

‘한도인’이 되는 방법 일깨워

남청 73개 작품 후반부에 실어
지난해 11월 ‘자신의 불심을 확인하게 하는 신심명’을 출간한 양지 스님.
지난해 11월 ‘자신의 불심을 확인하게 하는 신심명’을 출간한 양지 스님.

종교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성자의 가르침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석가

모니가 다시 환생하기를 기원해야 한다.

대상경계를 중생심으로

알고 천차만별의

생각을 하며 자기만의

특별한 생각을 애착해

특별하다고 집착하며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수행해야 한다고 하면

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

 김해 신흥사 주지 양지(良志) 스님이 ‘신심명’의 번역과 해설을 담은 책 ‘자신의 불심을 확인하게 하는 신심명’을 지난해 11월 출간했다.

 신심명이 출간된 후 많은 불자들은 이 책을 곁에 두고 자신의 불심을 되돌아보면서 지혜의 길을 좇는 동반자로 삼고 있다.

 ‘신심명’은 자신의 마음이 불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마음에 간직하고 생활하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을 통해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는 서원이다. ‘신심명’은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중생심만 버리면 된다고 일러준다. 어리석은 수행자를 다른 길로 가지 않게 하려고 언어도단의 경지를 자세하게 게송으로 설명한다. 게송은 부처의 가르침이나 공덕을 높이는 노래로 외우기 쉽게 게구(偈句)로 지어진다.

양지 스님이 지난해 출간한 ‘신심명’의 표지.
양지 스님이 지난해 출간한 ‘신심명’의 표지.

 책의 한 단락을 살펴보자.

 신심명(信心銘): 자신의 불심(佛心)을 확신하게 하는 좌우명

 1. 지도(至道) 至道無難唯嫌揀擇, 但莫憎愛洞然明白.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번역 1】 한도인(閑道人)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하는 것은 오로지 간택(揀擇)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 것이므로 단지 증애(憎愛)의 마음만 없이 살아가면 한도인(閑道人)이라고 하는 것이네.

 【번역 2】 누구나 진여의 지혜로 아주 청정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하는 것은 비록 사량 분별하며 간택(揀擇)하는 마음을 싫어해도 없애려고 하지 않고 단지 자신이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이것을 자각(自覺)해 공(空)으로 청정하게 살아가면 아주 정확하게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는 한도인(閑道人)이 명백하네.

 이 뒤에 【해설】을 붙여 이해를 돕고 있다.

 신심명을 곁에 두고 읽으면 책을 통해 좋아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이를 자각해 공으로 청정하게 살아가는 ‘한도인(閑道人)’이 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인혹(人惑)이나 경혹(境惑)을 받지 않으며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천연(天然)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돼야 간택(揀擇)하지 않고 살아가는 한도인이라는 가르침을 준다.

 신심명에서는 종교에 대한 깊은 울림을 던져준다. “종교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성자의 가르침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석가모니가 다시 환생하기를 기원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어 “대상경계를 중생심으로 알고 천차만별의 생각을 하며 자기만의 특별한 생각을 애착해 특별하다고 집착하며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수행해야 한다고 하면 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는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없으면 종교가 될 수 없는 것이고, 신앙화가 돼 소수의 사람들만 소유한다고 하면 독재로 타락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역자인 양지 스님은 한문과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과 어록의 원문 번역을 수행으로 삼고 있다. 양지 스님은 “불교는 어느 사람에게나 평등한 가르침이고, 부처의 가르침을 기초로 해 모두가 지금 바로 부처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양지 스님은 이 책에서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마음은 객관적인 대상경계가 있으면 생기고 대상경계가 없으면 사라지는 것이므로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사라지므로 세월이 약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누군가가 다시 과거를 제시하면 다시 생멸하게 된다”고 가르친다.

양지 스님이 ‘신심명’ 출간 전에 번역한 ‘불교경전 5권’.
양지 스님이 ‘신심명’ 출간 전에 번역한 ‘불교경전 5권’.

 

 그는 이어 “이것은 불법이라고 보기보다는 생주이멸(生住異滅)하는 도리(道理)이니 대상경계와 자신의 마음이 공(空)이라는 사실을 돈오(頓悟)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튀어나오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잡초를 돌로 눌러놓은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양지 스님은 이 책에서 ‘신심명’을 16단으로 나눠 설명한다.

 양지 스님이 서문에서 “이 책을 읽는 모든 수행자들이 항상 극락세계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부처가 되시기 바랍니다”고 밝혔듯 신심명에는 양지 스님의 따스한 마음이 책갈피마다 배어있다.

 ‘신심명’은 양지 스님의 여섯 번째 선서(禪書)다. 양지 스님은 앞서 ‘서산대사의 마음으로 본 선가귀감’, ‘관세음보살이 되는 천수경’, ‘윤회를 벗어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진여의 지혜로 살아가는 돈황본 육조단경’, ‘무의도인으로 살아가는 임제록’ 등 다섯 권의 역서를 냈다.

 ‘신심명’ 후반부에 실린 간결한 그림과 독특한 전서 서체로 작업한 73점의 작품은 임성순 남청서예원 원장이 그렸다.

 <신국판 216쪽 1만 5천원>

-역자 양지 스님은

 양지 스님은 지난 1992년 해인사 길상암에서 명진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동국대 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김해 신흥사 주지로 있다. 양지 스님은 난해한 경전과 어록의 원문 번역에 힘쓰면서 강의를 통해 불자들의 경전 이해를 돕고 있다.
 

남청 임성순 작가
남청 임성순 작가

 

-선서화 실은 임성순 작가는

남청 임성순 작가는 선서화(禪書畵)를 통해 생활 속에 행복한 불교를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남청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국제창작미술초대전 특별상,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특선, 가야미술대전 등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부산 코모도 호텔 등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양지스님의 역서 ‘서산대사의 마음으로 본 선가귀감’ 등 5권에 선서화를 그렸다.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전 추천작가, (사)한국서가협회 김해지부 이사이며 南靑 선서화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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