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2:38 (목)
미리 살아보는 백세
미리 살아보는 백세
  • 이영조
  • 승인 2019.01.06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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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언제나 그렇듯이 또 한 해의 새로운 해가 떠올랐다. 새해 첫날 자정을 넘기자 휴대폰에서 카톡 음이 울려 퍼진다. 이는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지만 어쩌면 나를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는 외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은 고독하다. 군중 속 어느 무리에 속해있지 않으면 금방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움이 엄습해 온다.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를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고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통해 나를 확인한다. 그리곤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옷맵시를 바르게 한다. 타인의 평가를 기다리지만 정작 그들은 상대를 확인하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이미지, 인품이 좋고 같이하는 시간이 좋기 때문이다.

 여러 형태의 크고 작은 황금돼지가 내 휴대폰에 꽤 많이 들어있다. 올해가 황금돼지 해란다. 모두 페친, 카친, 밴친들이 보내준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나쁘지 않다. 덩달아 올해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행복한 기대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마음작용이라는 생각이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무슨,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행복을 결정하지 않을까? 신년 인간극장 첫 방송은 김형석 교수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김형석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보니 60~80세가 가장 왕성하게 일을 한 나이였다고, 비로소 철이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60대가 되면 그동안 보지 못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전과 다른 생각들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이제 막 60대 문턱에 들어섰다. 스스로 생각해도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는 데 동의한다. 나 역시 지금부터 철이 들어갈 것이다. 더불어 그분의 말씀대로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시기를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경험에서 오는 지혜가 많아지고 원숙한 삶을 지향한다. 그에 반해 용기가 줄어든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려고 해도 두렵고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자기 합리화를 내세워 적당히 타협한다. 60세에 시작해서 100세까지 사는 시간은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많은 시간이다. 그 시간을 적당히 보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많이 무료하고 어쩌면 시간과의 싸움이 가장 어려운 숙제가 될 수도 있다. 숙제는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

 이제는 숙제를 하지 않으면 삶에 대한 후회로 선생님의 야단을 대신하게 된다. 남은 인생을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까? 고민하지 말자.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는 것은 어쩌면 쉬운 과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용기인 것 같다.

 아무리 어렵게 느껴져도 다시 용기를 내야 한다. 생각만으로는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한 발을 내딛는 용기를 냈을 때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젊은 청년들도, 중년들도 자신감 결여로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된다. 용기를 내 보는 것 그리 어렵지 않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것이 쌓여 나를 움직이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 속에서 무언가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것은 나에게 또 다른 신선한 자극을 선물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도 좋을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지면 위에 끄집어 내보면 내 머릿속을 눈으로 보게 된다.

 정신질환은 작은 가시가 마음에 박히면서 시작된다.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온 작은 가시는 마음에 상처를 주고 그 상처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일으킨다. 단순히 심리적인 현상으로 시작한 것들이 불안증이라는 병으로 발전하고 불안한 생각은 끝없이 확장해 나가면서 공상을 지나 망상에까지 이르게 한다. 마침내 불안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뇌의 각종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변하게 만든다. 그 결과 기분은 우울했다가 갑자기 좋아지게 되기도 하고 때론 슬퍼지면서 매사에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등 기분이나 감정이 다양하게 변하게 되고 조현증, 틱장애, 회피성 인격장애, 광장공포증, 우울증, 조울증, 강박장애 같은 정신질환으로 발전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제약하기 시작한다.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발병원인이 심리적인 부분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불편해하는 심리를 다스려주면 된다.

 불만족스러운 감정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면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되고 과거에 형성된 묵은 감정의 찌꺼기는 현실에서 풀어주면 된다. 그리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면 된다. 스스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자존감을 높여주면 된다. 스스로 자신은 능력자라는 자기 최면으로 극복하면 된다. 이런 처방과 조치는 정신질환도 낫게 만든다. 이것이 심리치료다. 그것을 치료하는 것은 심리상담사들의 몫이다. 하지만 심리적, 정신적 질환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셀프 카운슬링, 셀프 카운슬러가 가능한 내용을 담아놓은 책이 있다.

 `마음속 거인 만나기`에는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과 정신질환의 치유과정이 들어있다.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어느새 셀프 카운슬링을 이루고 셀프 카운슬러가 돼 있을 것이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거인이 있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잠들어있는 거인을 깨우고 그 거인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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