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2:16 (토)
`클린 스마트 시티` 주차도 경제다
`클린 스마트 시티` 주차도 경제다
  • 이승철
  • 승인 2019.01.02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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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수필가
이승철 수필가

 매서운 한파가 세모(歲暮)의 정신 줄을 바짝 당긴다. 두툼한 옷깃 세운 발길 종종걸음이고 텅 빈 상가마다 어렵다 힘들다는 하소연이 시커먼 연기를 모락모락 피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경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가 보다. 불황이 드리운 세모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기만 한데 거리마다 넘쳐나는 것은 자동차이고 그것만으로는 여느 도시나 풍족하게 보인다.

 빼곡한 발길 비집고 엄마 손 놓칠세라 치맛자락 따랐던 재래시장은 어떤 모습이며, 젊은 청년이 북적거리던 신작로는 어떻게 변했는가. 이것이 현재의 경제지표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 미래를 암울하게 할 뿐인데 무슨 미사여구(美辭麗句) 열변이 필요한가. 이맘때면 듣게 되는 신년사(新年辭)가 칼바람에 사라지는 입김으로 와 닿는다.

 100년 미래를 여는 르네상스 시대는 화려하기만 하고 사회적 약자ㆍ서민을 위한 정치로 보답하겠다, 시민과 함께하는 살기 좋은 도시 약속도 사탕발림 겉치레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거창한 구호로 될 일이면 차라리 관변단체를 끌어모아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합창함이 차라리 좋을시고 다 표가 되니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지역 발전을 선도할 창의적 사고와 혁신의 리더십은 관선시대보다 못하다는 볼멘소리이니 지방자치의 특색을 살리고 시민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는 생산적 참신한 정책은 정작 찾을 수 없다는 말인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허물은 눈에 보이나 정작 내 행동거지는 보이지 않는 법, 누구나 보고 느낄 수 있는 주차 문제를 논제(論題)로 짚어 보자. 꽤 고민이 되는 사안이다.

 음주 등 경각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개는 주차 불편 때문에 차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주차장이 미비한 사유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질서 의식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이기심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세평이 옳은 진단일 수도 있겠다. 무질서로 인한 불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사람보다 준법 의식이 투철한 사람일수록 반감이 클 것이다. 문명의 혁신이라 할 눈부신 성장을 보인 자동차 산업 기반을 뒷받침할 잘 발달된 도로 환경에도 부족한 주차장 실태는 심각한 현실 문제다. 주차 공간이 없다 보니 노상주차장은 별개로 교차로 곡각지점 등 주ㆍ정차 금지 장소조차 틈새 공간만 있으면 파킹 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리고 클린 도시를 선도할 행정조차 방관적 자세다.

 소방도로 개설하면 뭣 하나 중ㆍ소로는 양면 주차로 교행에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닌데 도로 확장이 의심스럽다. 도로를 주차장화 방치할 거면 차라리 그 예산으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도시 환경적으로도 효율적이지 않을까. 인식의 문제이겠지만 주차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녹지 공간 확보와 체육시설 확충을 의무화한 도시환경 조성 관련법을 확대 해석해 일정 구역별 주차장 설치가 용이하게 법 개정 또는 조례 제정으로 현재의 유휴 공간을 확보해 도래할 문제에 대비하는 것도 임란을 예견 10만 양병(養兵)을 고했던 율곡 이이 선생의 시대정신에 버금가는 환경 혁신 정책이 아니 될까.

 쉬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추진하고 열어 가는 뚝심, 발상의 전환이 성공적 모델로 확산된다면 눈에 보이는 기대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클린 스마트시티의 롤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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