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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지원정책 패러다임 전환 제언
중소기업 지원정책 패러다임 전환 제언
  • 이창호
  • 승인 2018.12.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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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본지 편집위원
이창호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본지 편집위원

 현재의 중소기업정책은 창업지원과 정책자금, R&D 지원에서 창업은 지원하되 제품화를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첫째, 누구를 우선해 지원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은 많은 성장과 선진화를 이루었기에,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지원받을 수 없는 취약한 소기업 중에서 ‘기업가 정신’이 충만하고, 제품 개발 아이템과 지원이 절실한 소기업에 제품화로 꽃피울 수 있는 투자와 지원을 병행한다면 정책효과는 빠르고,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둘째, 누구를 지원할 때 감안해야 할 부분은? 대기업의 2차~4차 밴드(1차 밴드는 대부분 상장회사)의 중소기업의 경우, 초기의 기업가 정신이 많이 퇴색돼 제품 개발보다는 하청 구조 유지에 익숙해져 있고, R&D투자도 기존 연구소 유지에 목적을 둬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대기업과 함께 성장한 결과 창업자의 노후대책까지 수년 전에 완료했고, 매월 고액의 급여 등으로 중소기업의 기득권이 돼 있어, 이들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시책이 별다른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의 정책자금이나 R&D 자금지원은 지속되고 있어, 지원이 절박한 소기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전환이 돼야 경제의 활력이 생기고, 신산업 추진에서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셋째, 적절하게 지원하는가? 현재 R&D가 수십 수백 가지로 적절한지 아닌지를 단언할 수 없지만, 대기업의 협력사의 경우 실제 납품하고 있는 물품을 중심으로 R&D를 공동으로 추진하는데, 자금은 정부가 지원하는 반면에 그 효과는 대기업이 매년 납품단가 조정 등으로 오롯이 수혜를 보는 편이다. 이 같은 R&D는 정부가 아닌 대기업과 하청기업의 공동비용으로 연구 개발하는 것이 적절하며, 중소기업지원에서 서면평가를 줄이고, 제품화에 반드시 필요한 금형이나 외주(협업 유도)비용 등을 세금계산서로 간단 처리해 정부가 50%를 지원하는 등 실제 필요비용을 적기에 지원해, 소기업이 중기업으로, 중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 현행 정부지원은 기대 효과보다는 사업의 정산에 방점이 있다. 연구노트와 회계 등으로 정리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실험보다는 탁상행정으로 가능해 연구를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사업의 정산은 당연한 것이고, 그 사업에 대한 기대효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걸 맞는 정부의 지원책도 뒤따라야 한다.

 예를 들면, 소재개발에 10년 이상, 약 100억 원이 투입돼 연구 개발을 성공했다면 당연히 정부에서는 이 소재를 활용한 제품화 추진에는 최소 소재 개발비의 10배 정도는 투자(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실시돼야 소재개발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정부는 그동안 투자한 자금의 정당성과 회수도 가능하고 소재의 제품화와 그 효과에 대해 가치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소재 혁신을 통해 제조혁신을 이루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소멸되고 있다.

 다섯째,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이다. 현재 구글은 빅 데이터를 활용해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고, 제품의 사이클이 매우 빨라서 창업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창업자는 사업 아이템과 기업가 정신으로 제품화에 집중하고, 마케팅이나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조력자가 별도로 필요하다. 청년창업자와 조력자(대기업 조기 퇴직자)를 함께 묶어 창업을 지원한다면, 시행착오 감소와 대기업의 조기 퇴직자의 자리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조력자는 노하우나 경험을 살려 인생 제2모작에서 성공하도록 해 정년퇴직 후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막고, 세대갈등까지 해소할 수 있는 1석 3조의 창업 프로그램을 검토할 것을 지면으로 제안한다.

 새해에는 4차 산업혁명, 정보와 금융발전 등 환경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을 되돌아보고, 양적에서 질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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