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6:00 (토)
숲과의 첫 만남
숲과의 첫 만남
  • 이동만
  • 승인 2018.12.23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만  함양 마천중학교 교장 숲해설가 자연환경해설사
이동만 함양 마천중학교 교장 숲해설가 자연환경해설사

 필자는 요즘 숲을 바라볼 때가 많다. 예전에는 그냥 바라만 본 것이 전부이지만 지금은 나무를 바라보는 동시에 숲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서 볼 때가 많다.

 사실 필자는 숲, 나무, 곤충 등 숲에 관한 것에는 문외한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엊그제 우체국에서 배달돼 온 숲해설가 자격증을 받아 보고는 정말 내가 숲과 가까워지고 있구나 생각됐고 숲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됐다.

 필자는 지인 소개로 숲에 대한 이야기와 숲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을 설명 듣고 경남산림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하는 숲해설가 전문가 과정에 응시해 교육생으로 선발되는 행운을 얻었다. 지난 3월부터 공부를 시작해 어려운 과정을 마치고 11월 말에서야 자격증을 받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7개월에 걸쳐 이론 수업 과정을 마쳤고, 현장 실습 30시간 등을 포함해서 무려 180여 시간을 이수해야 되는 긴 여정이었다. 숲해설가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숲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숲의 다양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숲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우리들은 숲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숲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우선 맑은 물을 공급해주고, 환경오염도 막아주고 또한 생태계의 보물창고이며, 산사태를 막는 거대한 녹색 댐이며, 홍수를 막아주는 등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총평가액이 연간 126조 원 정도로 국민 한 사람당 250만 원이 된다고 한다. 굳이 돈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숲은 우리 인간에게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이제 숲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필자는 숲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숲을 배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그것을 많은 사람에게 소개해 주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 내가 숲에게 해 줄 수 있는 조그마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김홍도의 씨름도 작품을 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그림의 작가와 그려진 연대 및 외면적인 부분에 그치기 쉽다. 하지만 그 부분의 전문가인 해설사의 해설을 들어 보면 그 그림을 보는 태도가 달라진다. 선수들이 넘어지는 방향, 다음 선수가 누구인지, 샅바가 없는 것이라든지 어떤 계절에 하던 행사 그리고 조선 중기 양반가의 생활 상태 등 김홍도가 그린 씨름도가 단순히 그림이 아닌 그 시대의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스토리텔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특히 숲에는 식물과 동물, 곤충과 미생물, 물과 공기, 바람 등 수 많은 공동체가 경쟁과 공생하는 과정에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에 관한 해설이 없으면 그냥 숲으로만 남는다. 숲해설가는 숲에 관한 문화, 교육, 역사 등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으로서 숲은 찾는 사람들에게 산림문화, 휴양, 치유 등 산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가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숲 공부 과정에서 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보고 느낀 숲은 정말 생생한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숲해설가의 필요성을 느끼며 주변 사람에게 숲을 대할 때는 꼭 숲해설가와 함께하라고 권하고 있다. 필자는 앞으로도 숲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 숲을 널리 알리는 숲 전도사가 되리라 다짐해 보면서, 이제 햇병아리 숲해설가로서 현장에서 숲과의 첫 만남을 상상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