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4:36 (금)
이주민 차별ㆍ편견 없애는 노력 더 필요
이주민 차별ㆍ편견 없애는 노력 더 필요
  • 경남매일
  • 승인 2018.12.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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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이주여성이 새 터전인 한국에서의 꿈을 키우지도 못한 채 싸늘한 몸으로 한국을 떠났다. 지난 9일 양산에서 남편에게 살해된 필리핀 이주여성(38)의 시신은 19일 오후 양산을 떠났다. 서울에서 그녀의 고국인 필리핀으로 시신을 비행기로 운구하기 위해 냉동과 방부 등 일단의 운구작업을 하고 있다. 늦어도 22일 밤이면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해 가족의 품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황망한 죽음으로 떠난 그녀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어려운 집안사정 등으로 고국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왔다 억울한 죽음으로 삶을 마감한 이주여성의 황망한 죽음에 우리 사회는 깊은 반성과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비롯 결혼이주여성이 아니더라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3D업종을 기피하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이 자리를 메우는 상황을 만들었다. 편하고자하는 마음을 비난하기보다는 우리 대신 그 자리를 매운 이주노동자들이나 결혼이주여성들을 함부로 대하는 자세가 나쁠 뿐이다.

 그녀의 죽음에 김일권 양산시장과 김동욱 양산경찰서장, 법무부 등 각급 기관에서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거액이 소요되는 시신운구 등 장례절차는 잘 마무리됐다고 한다. 각급 기관과 함께 양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이주여성과 남편, 외국인노동자들이 지원센터에 마련된 분양소를 찾는 등 동병상련의 아픔과 정을 나눴다 한다. 특히 필리핀 공동체는 물론 베트남, 중국 등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글과 한국문화 등을 배운 20여 개국의 2천여 명의 이주여성들은 피해자 가족을 위해 모금운동을 폈다고 한다. 나라가 다른 베트남 이주여성들도 300여만 원을 모금하는 등 나라별로 십시일반 온정을 내보이고 있다.

 그녀의 죽음으로 세계 공동체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양산은 김해에 이어 도내에서 많은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를 품고 있는 도시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부조리한 국제결혼제도와 출입국제도의 모순을 살펴보고 사회안전망 구축,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이주여성의 사회권과 체류권 보장,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노력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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