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4:51 (토)
함안 말이산 고분서 별자리 덮개돌 나왔다
함안 말이산 고분서 별자리 덮개돌 나왔다
  • 박재근ㆍ음옥배 기자
  • 승인 2018.12.1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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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자리ㆍ전갈자리 등

125개 별자리 새겨져

가야무덤서 첫 발견돼

아라가야 천문사상 확인
함안군 가야급 도항리 936번지 소재 ‘함안 말이산 13호분’(사적 515호)에서 네 벽면을 온통 붉게 채색한 구덩식 돌덧널무덤 덮개돌에 125개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 문화재청
함안군 가야급 도항리 936번지 소재 ‘함안 말이산 13호분’(사적 515호)에서 네 벽면을 온통 붉게 채색한 구덩식 돌덧널무덤 덮개돌에 125개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 문화재청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궁수자리, 전갈자리 등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돌이 최초로 발견됐다. 경남도는 고분(사적 515호) 13호분에서 붉은 안료를 바른 구덩식 돌덧널무덤의 벽면과 125개의 성혈(星穴ㆍ별자리)이 새겨진 덮개돌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후, 실시된 가야유적 중 아라가야의 고도인 함안의 가야유적 두 곳에서 가야사를 재정립할 발굴성과를 올렸다는 것.

 말이산 13호분은 말이산 주능선(길이 1.9㎞) 중앙지점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며 봉분 규모가 지름 40.1m, 높이가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이다. 이번 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가 유물 수습 정도로 조사한 이후 100년 만에 이뤄졌다.

 돌덧널 내부의 네 개의 벽면 전체에 붉은 안료가 발려 있는데 벽면을 점토로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안료로 칠한 것이다.

 붉은 안료를 입힌 고분은 돌방무덤에서 주로 확인되며 가야지역에서는 돌방무덤인 송학동 1B-1호분(고성군)에서 확인된 적이 있지만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돌덧널은 길이 9.1m, 폭 2.1m, 높이 1.8m의 최대급 규모로 5세기 후반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별자리는 돌덧널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 125개가 새겨져 있는데 크기와 깊이가 각각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로 다른 별자리의 크기는 별의 밝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별자리가 새겨진 면을 주인공이 안치되는 돌덧널 중앙부에 배치한 것으로 볼 때 무덤 축조 당시 의도한 것으로 짐작된다.

 별자리는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경우로는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다. 별자리가 표현된 위치를 보면 고분의 덮개돌 윗면에 표현한 경우가 드물게 있었으나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사례 역시 처음이다. 도는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는 건물지 14동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지난 6월 최초로 확인한 아라가야 추정왕성지를 추가 발굴 조사한 결과 망루ㆍ창고ㆍ고상건물ㆍ수혈(구덩이)건물, 집수지 등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물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된 건물지는 모두 14동으로 수혈건물지 12동과 고상건물지 2동이다. 중앙에 빈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분포하고 있어 왕성 내부의 공간배치에 대한 의도적인 기획이 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10호 건물지는 판석(쪼갠 돌)을 세워 긴 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길이 약 5m의 부뚜막을 설치했는데 이러한 구조는 가야지역에서 처음 확인됐다.

 7호 건물지는 길이 8×6m의 대형건물지로, 내부에서 다수의 쇠화살촉과 작은 칼, 말발걸이 등이 발견됐으며 조리시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창고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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