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40 (금)
모교
모교
  • 김필규
  • 승인 2018.12.1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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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규
김필규

백발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모교를 간답시고 나섰다

녹슨 교문은 철삿줄로 걸어 매여 있어

모처럼 찾아간 모교

교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울타리 타넘어 들어갔다

지나간 세월을 찾는 일은

막아놓은 울타리를 타넘어 들어야 하는가

운동장은 수북한 마른 풀로 덮여 있고

공부하던 교실은 텅 빈 헛간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간 폐교에

화석처럼 눌어붙은 추억

낡은 꿈을 쓸어 모은다

세월의 흔적은 학교나 사람이나 마찬가지

돌아 나오는 길 뒤에서

그 옛날 내가 부른 교가가 들려왔다

나의 뒤꼭지가 쿵쿵거린다

평설

 모교는 누구에게나 있다. 퇴락된 교실을 보면서 자신을 만난다. 정서의 이입을 통해 서정의 깊이를 풀어낸 詩作이다. <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ㆍ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ㆍ동아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ㆍ시집 ‘잡목으로 서서’ 외 4권

ㆍ수필집 ‘내 안의 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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