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30 (수)
“문학은 인간 기본소양 연마해줘”
“문학은 인간 기본소양 연마해줘”
  • 심규탁 기자
  • 승인 2018.12.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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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걸 시조시인.
이우걸 시조시인.

마산문학상 수상 이우걸 시조시인

취업 위주 교육풍토 안타까워

서정주 시인 행적ㆍ작품평가 별개

 지난 8일 마산 롯데백화점 12층 교육장에서 마산문학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 시상식은 마산문인협회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행사로, 이 날 마산문학상은 이우걸 시조시인(73)이 수상했다.

 이 작가는 1973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시절 당대 최고의 시인이라 칭송받고 있는 故김춘수 시인을 통해 처녀작 ‘도리원 주변’ 외 5편을 ‘현대시학’에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로 들어섰다. 이 작가를 통해 45년 오로지 시조시인으로 외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일화를 들어오는 시간을 가져봤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마산문학상 수상 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수상소감을 들려달라.

 문득 헤아려보니 등단 45년이다. 비단 시조시인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시를 좋아하고 쓰는 것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이자 보람이다. 그러다보니 적지 않는 작품들을 남겼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멀리 보아서 참으로 진정성 있는 작품을 몇 편 더 남기고픈 열망도 있다. 사실 이 상을 젊은 작가가 수여받는 것이 마땅하다 여기고 있으나 내게로 닿아버렸다. 이 상을 수여한 마산문인협회 회원들과 심사위원, 독자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한때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활동하셨는데, 여타 대학에서 문창과를 폐과시킨 것에 대한 견해는.

 우리나라 교육풍토상 학문의 기본보다는 실용주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취업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국어와 역사와 철학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본 틀을 제시한다. 특히 많은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없앴고, 내가 교수로 활동했던 창신대학 역시 취업률 등 문제로 문창과를 없앴다. 문창과를 졸업하면 보통 출판사에 취업하거나 작가로 활동하는데, 비단 취업위주가 아닌, 문학적인 감성이 좋아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의 열망과 길을 막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인가 싶다. 문학은 인간에 대한 기본 소양을 연마하고, 감성을 폭발시킴으로 한층 더 나은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문창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역 내 대학 평생교육원과 마산문인협회에서 문학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길을 터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볼 수 있다.

 △서정주 시인의 친일행적과 그의 작품은 따로 평가를 해야 하는가.

 따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동양사회에서는 예술을 기술로 보는 서양과 다르게 문인을 선비라 생각하고 있다. 그 분의 친일행적을 알지 못 할 때 그 분의 시는 높이 평가됐지만, 이후 친일행적이 알려지게 되면서 저평가된 것은 작가가 보기에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작가는 지난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젊은 후배작가들이 시조를 통해 현실을 통찰하고, 그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것만이 우리나라 시조문학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길이 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이우걸 시조시인 약력

ㆍ1946년 창녕 출생, 경북대학교 역사교육과 졸업 및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 졸업, 1973년 ‘도리원주변’ 외 5편 등단

ㆍ전 경남문인협회, 마산문인협회 회장, 전 경남문학관 관장, 전 밀양 세종학숙 이사장, 동아일보, 중앙일보, 부산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경상일보 신춘문예 및 계간지 시조부문 심사위원 활동

ㆍ저서 ‘지금은 누군가 와서’, ‘빈 배에 앉아’ 외 다수

ㆍ수상 중앙시조시인 신인상, 중앙시조시인 대상, 한국문학상, 경남도문화상, 경남문학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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