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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104억 `호화 골프장 건립` 그 후…
해군, 104억 `호화 골프장 건립` 그 후…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8.12.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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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탕진에 자금난 자초

고령 노동자에 책임 전가

 대한민국 해군이 지난 2015년 군인복지기금 104억을 들여 경남 진해 체력단련장을 증설(15홀→18홀)하느라 골프장 관리 민간인 노동자 158명의 인건비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군 측은 만 60세 이상 노동자 18명에 대한 해고 및 운영일 감축 계획(7일→5일)을 세우고, 민간인 노동자 임금을 사실상 동결했다. 이에 해군이 경영실패를 가장 취약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화 골프장 건설로 자금난을 자초한 해군이 자신의 경영 실패를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잘못은 해군 수뇌부가 했는데 만 60세 이상의 노동자가 왜 해고돼야하고 열심히 일한 노동자의 임금은 동결돼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해군 골프장 노동자조합 노조원 40여 명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국방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섰다. 해군 골프장 노동자들은 육군, 공군 골프장 등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달리 근속수당, 교통비, 가족수당 등을 일체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수준도 군내에서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노동자들과 총 8차례 교섭을 가졌다. 매번 같은 교섭안만을 제시하며 전형적인 `불성실 교섭`을 진행했다. 해군은 `경영개선책`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 바로 만 60세 이상 노동자 18명 재계약 불가 및 운영일 감축 계획이다. 임금 줄 돈이 없으니 일부인원을 해고하고 추가근로수당을 삭감하겠다는 게 골자다.

 해군이 임금을 충분히 주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해군 골프장을 비롯해 군인복지기금으로 운용되는 군 골프장은 전월 수익금으로 이번달 관리비, 인건비 등을 지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해군 측은 지난해 대비 2018년 인건비 지출이 30% 늘었다는 입장이다. 같은 시기 최저임금은 16.4% 올랐다. 그런데 2018년 총 32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인건비 증가분 상당 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는 최저임금 인상분에 겨우 맞춘 임금인상이라는 게 해군 골프장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해군이 호화 골프장만 짓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골프장을 여유롭게 운영하며, 몇 년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군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감축계획을 전면 폐기하고, 교섭을 재개해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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