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었다
잠시 시공속으로 빠져들어
수도승의 뒷모습을 눈에 담아
우리를 향한 은행잎은 마지막 낙하를 남겨두고
영축산 비경이 한 눈에 안겨오는 데
일체만물이 하나가 된 채
논두렁 흙내음 묻어나는 들녘길
돌멩이 하나 하나 인사건네듯
어느새 봄마중 나온 앙증맞게 핀 제비꽃
짙어가는 가을속에 도반과 두런두런
낯선 곳에서 즐기는 걷는 자의 소소한 행복
연지에는 한 송이 봉오리 맺은 요요한 존재
바람이 흔들면
바람이 되어
물결처럼 일렁이고
햇살 속 은빛가루가 부채처럼 퍼져가는 순간의 시간
내 심장의 복판에서 또 한차례 감사드리고
평설
서정의 멋은 자기 자신을 노래하고 내재율의 깊은 사유와 함께 체험을 비유화한 것이 詩心을 일으킨다. 고적한 산사를 거닐 듯 어묵동정에 선 아닌 게 없다.
<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ㆍ월간 한맥문학 시인 등단
ㆍ편집디자이너 재직
ㆍ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이사
ㆍ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이사
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이사
ㆍ제13회 영ㆍ호남문화예술축제전국대회 낭송부분 은상
ㆍ제18회 독도문화예술제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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